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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0억들인 밀라노프로젝트 어찌되가나?
기사입력 2008-12-02 오전 10:29: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20081202.jpg대구를 패션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처럼 만들겠다며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밀라노 프로젝트’(1999∼2003년·총 예산 6800억원)의 핵심사업이다. 국비 700억원과 민자 856억원 등 1556억원을 들여 밀라노의 패션거리인 ‘몬테 나폴레오네’처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10년째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대표적 실패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340여 봉제·패션 업체 대다수가 소규모다. 전국에 알려진 고급 패션 브랜드도 제대로 없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세계적 패션 중심지 전략을 편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는 고사하고 서울의 패션업체도 유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렇다 보니 제때 민자유치가 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대구시가 출자해 ㈜이시아폴리스를 설립한 뒤 아파트를 많이 짓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파트 가구 수는 당초 520가구에서 3583가구로 늘었다. 이곳 중심가인 패션 스트리트에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대신 대형 쇼핑시설인 롯데아웃렛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도시로 개념이 바뀐 것이다.

영남대 최태원(56·섬유패션학부) 교수는 “패션산업 육성이라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방향 설정은 옳았지만 패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인프라 확충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있다. 패션어패럴밸리 건설, 신제품개발센터와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한국패션센터 건립 등 굵직한 인프라 구축사업에 사업비를 투입하다 보니 섬유업체의 콘텐트 개발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었다. 그 결과 문을 닫는 섬유업체가 늘면서 종사자 수도 크게 줄어 섬유도시로서 기반이 약화됐다. 대구경북연구원의 이춘근(54) 박사는 “지원이 하드웨어 쪽에 집중되면서 섬유산업이 그에 걸맞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섬유 관련 시설은 건립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 산격동에 203억원을 들여 지은 한국패션센터에는 패션정보실과 사무실, 600석 규모의 패션쇼 장이 들어서 있다.

상설 패션쇼를 열어 대구를 패션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따라 지었다. 하지만 패션 시즌인 봄·가을에만 반짝 행사가 열릴 뿐이다.

홍승활 대구시 정책홍보관은 “일본 등 선진국도 섬유업의 구조개혁에 15∼20년이 걸렸다”며 “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밀라노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인 사업인 만큼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밀라노 프로젝트=대구를 세계적인 패션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추진한 사업이다. 대구를 이탈리아 밀라노처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붙인 이름이다. 모두 6800억원이 투입됐다. ‘패션어패럴밸리’(현 이시아폴리스) 조성을 비롯해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한국패션센터 건립 등 하드웨어 구축에 집중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반영해 산자부(현 지식경제부)와 대구시는 2단계 사업(2004∼2008년·사업비 1978억원)에는 염색산업기술지원·해외마케팅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3단계 사업(2009∼2012·사업비 404억원) 때는 섬유산업 선도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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