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장관 주형환)는 7월 28일 오후 3시부터 두타몰 22층 회의실에서 생활용품 및 패션의류 기업간담회를 갖고 생활용품과 패션‧의류 프리미엄화 대책을 발표하고 수출 증대를 위한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관섭 제1차관, 무역정책관, 소재부품산업정책관, 의류산업협회, 패션협회, 디자인진흥원장, KEIT 관계자 등이 정부 대표로 이날 글로벌 생활명품으로 선정된 생활용품‧패션의류 주요 기업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스타일난다, 이상봉 디자이너가 기업 대표로 참석했다.
먼저 무역협력과 이원희 과장이 가구, 안경 등 세부품목별 프리미엄화를 위한 R&D, 디자인, 해외마케팅 등 맞춤형 지원을 내용으로 한 생활용품 프리미엄화에 대해 발표했다.
이원희 과장은 우리나라 생활산업의 현 상황에 대해 “기업규모가 대부분 영세해 생산기반도 취약한 상태로 신규투자나 R&D 능력, 마케팅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좌우하는 숙련기술도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신제품 개발이나 브랜드 마케팅 강화보다는 내수 중심의 가격경쟁 또는 해외브랜드 OEM 위주로 성장했기 때문에 최근 소비자 수출 확대 역시 국내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내부요인에 직접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기업 같은 경우 세계적으로 품질이 뛰어난 소비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개도국과의 저가 경쟁은 어렵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IT기술력하고 제조 인프라 바탕으로 융합형제품을 개발한다면 프리미엄화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한류열풍이나 최근에 K-패션 같은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을 소비재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경우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소령 섬유세라믹과 과장이 R&D, 다품종 소량 신속생산, 新유통플랫폼 활용 등 통한 패션의류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골자로 한 패션‧의류 프리미엄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주소령 과장은 “글로벌 패션시장의 최근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시장 측면에서는 중국 시장이 온라인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이제 소비자들은 좋은 것보다는 다른 것을 원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맞춤형 시장이 확대대고 있고 제품에 있어서는 고기능성 제품과 ICT융합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요가복에 패션성을 가미해 일상복으로 애용할 수 있게 만든 룰루레몬과 같은 고기능성 의류와 아이폰과 연동해서 심박수를 측정하는 랄프로렌 폴로셔츠 같은 스마트 의류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패션의류를 입는 옷에서 영화, 예술 등 문화산업과 결합하여 즐기는 문화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유니클로의 마블티셔츠와 예술가의 작품을 내 옷에 직접 프린트하는 서비스를 들었다.
주소령 과장은 “소비자들이 패션의류를 과거에는 백화점 같은데서 구입했다면 이제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서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또는 모바일 구매에 주력을 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도 패션의류, 화장품, 가구, 레스토랑 등이 한꺼번에 어우러진 편집샵에서 생활을 즐기면서 의류를 구매하는 새로운 문화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해 볼 때 소비자들은 이제는 더 이상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구매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나만의 소비자 맞춤형, 고기능성, 감성과 문화가 융합된 제품, 신유통 등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가치가 더해진 프리미엄 패션 의류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거에 명품 럭셔리 브랜드라든지 자라, 유니클로와 같은 SPA 브랜드가 패션의류산업의 변화를 견인했다면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제3의 브랜드로 등장을 하면서 미래패션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이관섭 차관의 모두발언이 이어졌는데 간담회 시작 전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 갔던 이관섭 차관은 두 관계부처의 정책 발표 이후에는 거침없는 쓴 소리를 쏟아냈다.
“제가 산업부에 들어온 지 32년째가 되는데 30년 전 본 정책도 이것과 똑같다. 약간의 트렌드를 반영해서 이런 것 저런 것 바뀐 것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하다. 그럼 30년 동안 섬유패션산업이 나아졌나? 요새 들어서 조금 나아졌다고 보지만 그동안 계속 가라앉아왔지 한 번도 뜬 적은 없는 것 같다.”
“제가 볼 때 정부 정책으로만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여기 보면 오만가지 정책들이 많다. 소개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간이 부족한 정책들이 많은데, 그렇게 많은 정책을 해왔는데 30년 동안 이 모양이 됐는지…”
“물론 정부가 잘못한 것도 있을 수 있다. 정책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을 보면 잘한 정책만 있고 실패한 정책은 없다. 실패한 정책이 없는데도 똑같은 정책을 똑같이 쓰고 있다. 제가 언뜻 봐도 되지도 않을 정책들이 수두룩하게 들어있는데 가지 수만 많은 한정식 반찬처럼 젓가락 한번 안가는 반찬과 별다를 바 없는 정책들이다.”
“이렇게 해서 될 일은 저는 아니라고 본다. 좀 깊이 들어가더라도 하나를 하더라도 뭘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가 이때까지 해온 그 많은 정책들에 대해서 기업들이 원하는 정책을 해왔는지 아니면 협회를 위한 정책을 해왔는지 누구를 위한 정책을 해왔는지 관계부처나 협회에서 굉장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다음 정부가 300억 원을 패션산업에 대해서 지원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기업들이 시제품 제작지원이나 R&D 지원 같은 정부의 혜택을 받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지 묻고 싶다.”
“솔직히 2년 전 산업부 장관이 정부지원사업의 신청서를 공무원이 직접 작성하도록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이게 진짜 필요한 서류인지 또 얼마나 황당한 신청서인지 공무원이 직접 알고 또 스스로 작성했을 때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파악하자는 취지였다.”
“제가 쓰려고 해도 힘든 신청서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바쁜 사람들한테 써가지고 내라고 했을 때 5:1, 10:1 경쟁에서 뚝 떨어져버리는 어떻게 보면 안하는 것만 못한 정책을 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 하나 정부가 정책이 없는 게 아닌데 해마다 300억, 400억씩 섬유산업에다 돈을 쏟아 붓지만 나타나는 게 하나도 없다. 도대체 우리 전달체계가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돈은 돈대로 가고 또 어디에 쓰이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런 정책들을 해왔다.”
“오늘 포인트는 이게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정말로 무엇을 고쳐야 우리 기업들이 그런 혜택을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지 그것을 이야기 해보고 싶다. 불편하시더라도 그런 관점에서 직설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저희들이 참고해서 오늘 발표한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쳐나가겠다.”
한편 이날 배포된 자료는 관계부처들의 협의가 되지 않은 이유로 회수됐으며, 이관섭 차관의 모두 발언 이후에 이어진 업체들의 발언 시간부터는 비공개로 진행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섬유패션 언론매체들은 퇴장당해야 했다. 지난 1월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섬유패션업체 간담회와는 달리 별다른 공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또 다시 비공개로 진행된 부분이 간담회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8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전체 수출액은 410억달러로 전년 동기(457억달러)보다 약 47억달러, 10.2%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의약품·생활유아용품·농수산식품 등 5대 유망 소비재는 수출이 9.1% 감소한 패션·의류를 제외하고는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이 7월 31일 발표한 ‘한국의 소비재 교역의 문제점과 과제’ 보고서에서는 세계 소비재 교역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 소비재 교역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축소되고 있다.
세계 소비재 총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1%에서 2014년 0.8%로 하락하고 전 세계 소비재 수출 순위도 같은 기간 14위에서 29위로 하락했다.
특히 상품별로는 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 소비재 상품에서 교역 수지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준 내구재 교역 수지는 1995년 68억5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2014년에는 109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 2014년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제품은 총 64개로 세계 13위에 머물고 있지만 주요 수출 경쟁국인 중국은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이 총 1610개로 우리나라의 25배나 많다. 일본의 경우도 총 172개로 우리나라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국의 소비재 교역은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교역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전체 소비재 교역 수지는 물론 상품별로도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개별 소비재 교역 실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국내 소비재 수출과 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선별해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관련 규제를 개선하거나 합리화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 융합형 소비재의 개발과 시장화를 촉진시키는 한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국 등 신흥국 중산층 성장, 도시화 진전 등에 따라 오는 2020년 세계 생활산업 수출액은 약 1조1163억달러로 2012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심·안전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중국 등 개도국들은 물론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에 대한 수요 대응형 상품을 개발하고 수출 마케팅 강화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수출 상품군을 발굴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