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우스는 지난 30일 자사 청바지 재테스트 결과, 완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아릴아민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소비자들에게 공식사과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한국섬유시험검사소(KOTITI) 두 곳의 공인시험기관에 동일제품을 재테스트한 결과 데님 원판에서는 ''안전-품질 표시기준''(기술표준원 고시) 상의 기준치(30mg/kg) 이하로 검출됐지만 완제품의 일부 부자재의 접합 부위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것이다.
앞서 지난 28일 한국소비자연맹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12개 브랜드(국내브랜드 7종, 외국브랜드 8종)의 남성용청바지 15종을 대상으로 한 품질과 안정성 시험결과를 공개했는데, 베이직하우스의 청바지(모델명 HNDP2121)에서 발암물질 아릴아민이88.8mg/kg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베이직하우스는 28일 수거 조치한 청바지 제품은 전량 폐기처분할 예정이며, 해당 제품(HNDP2121, HNDP2132) 구매자에 대해서는 사용기간과 무관하게 교환 및 환불 조치를 시행한다고 홈페이지에 고지했다.
아릴아민(arylamine)이 검출된 이유를 알아보려면 먼저 아조염료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염료분자 구조내에 아조기(Azo Group, -N=N-)를 발색단으로 가지는 염료를 총칭해서 아조염료하고 하는데, 저렴하면서 색상이 화려하고 선명해 과거 염색업계에서 많이 쓰였다.(아조는 질소의 프랑스어 azote에서 나왔다)
그러나 아조염료가 땀에 의해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 환원성 효소에 의해 분해(아조기가 환원)되는 과정에서 방향족 아민류가 생성된다. 이를 아릴아민이라고 하며 이 중 발암성을 가진 24가지 물질이 기준치(30mg/kg)를 초과하면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24가지 중 벤지딘(Benzidine)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아조염료를 쓰면 아랄아민이 검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독일에서는 1996년부터 아조염료 사용 자체가 금지됐고, 유럽연합은 2003년부터 기준치를 초과 함유한 섬유와 가죽제품의 유통이 금지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조염료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중국에서도 규제되고 있지만 중국내 생산제품이나 저가염료를 수입해 사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아랄아민이 검출된 이유가 무엇인가? 베이직하우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경우 중국 청도지역에서 후가공(성형, 염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생산 매뉴얼에 아릴아민 성분이 없는 염료를 틴(염색 농도를 묽게 하는 과정) 및 오일 과정(사용감 연출 효과를 가미)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나 상반되는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세척이 구조적으로 힘든 부자재 접합 부분에서 기준치 이상의 아릴아민이 검출된 결과를 감안할 때 협력업체의 생산공장에서 지정된 염료가 아닌 제품을 사용한 후 최종 세척 과정을 통해 잔류물질들을 제거하고자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생산현장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베이직하우스가 최종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결국 중국생산을 하는 이유가 단가 때문인데, 가정이긴 하지만 적정비용이 되지 않는다면, 생산업체가 저가인 아조염료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또 테스트기준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지난 2011년에도 아웃도어 의류에서 아랄아민이 검출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원단에서의 테스트가 의무로 되어있을 뿐 완제품에서의 테스트는 의무가 아니다. 이같은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베이직하우스 측은 "법적규정과 상관없이 염색, 성형 등 후가공 처리가 이뤄지는 데님제품에 대해 완제품 상태에서 테스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빠른 시일내에 유럽연합(EU) 수준으로 강화된 기준으로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계기관은 유해물질에 대한 법적 테스트 기준을 원단에서 완제품으로 강화하고, 업체의 경우 생산품질 관리에 좀 더 주의를 기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