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시장이 수요부진에 신규진입으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수요가 2000~2500톤에 머물며 내수가격마저 2300달러에서 1700달러로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내수가격이 떨어졌다고해도 여전히 높은 가격은 부담이다. 실례로 자동차의 외관을 스틸대신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교체할 경우 탄소섬유의 가격은 기존 스틸 대비 약 22배 정도.
높은 가격 탓에 수요처마저 정체 중이다. 탄소섬유는 자동차 연료부품의 하우징(Housing), 항공기 부품이나 군용 위주로 사용되어 수요가 크지 않아 기술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그나마 골프채와 낚싯대 등 레저용이 수요량이 활발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규모를 늘릴만한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탄소섬유 개발의 태동은 1988년 태광산업이 프리커스와 탄화섬유 개발에서 시작됐다. 이후 웅진케미칼, 도레이첨단소재, 휴비스, 효성 등이 탄소섬유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과잉경쟁이 촉발됐다.
관련 업체들은 온갖 수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 도레이와 함께 국내 탄소섬유 시장의 강자 도레이첨단소재조차 “몇 년간 흑자는 고사하고 적자”라는 말은 업계에서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포화상태에 다다른 공급시장에 비해 수요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레이, 태광, 휴비스 등 3개사가 확보한 탄소섬유 공급량만 해도 수요량의 3배를 웃돈다. 태광산업도 울산공장에 프리커서 3000톤, PAN계 탄소섬유 1500톤 생산설비를 갖추고 프로필렌, AN, 프리커서, 탄소섬유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음에도 탄소섬유 수요가 저조해 가동률이 50%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레이첨단소재 역시 오는 2014년 3월 완공되는 연산 2500톤 규모의 2호기 공장을 통해 연산 4700톤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탄소섬유 공급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효성, 웅진케미칼 그리고 삼성정밀화학이 앞세운 독일의 SGL까지 이미 포화상태다.
뒤늦게 뛰어든 삼성정밀화학은 독일 SGL의 기술력과 완제품을 앞세워 국내 탄소섬유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삼성이라는 막강한 배후를 안고 삼성르노자동차,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등 계열사가 든든한 수요처라는 사실에 관련 업계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정밀화학은 단순한 억측으로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더구나 탄소섬유에 대한 불신도 한 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탄소섬유가 자동차 부품 등의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자동차 생산현장에서는 케블라 대신 탄소섬유 소재를 사용했다가 무슨 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지을 것이냐”며 강한 불신감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탄소섬유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상용화단계에 다다르는 기술개발은 물론 타 산업분야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와 탄소섬유에 대한 신뢰 확보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중국의 추격도 위협적이다. 중국은 탄소섬유를 신흥전략산업분야로서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을 점치며 오는 2015년까지 탄소섬유 및 복합소재산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탄소섬유 응용시장의 규모도 갖추어나감과 동시에 3~5개사의 주요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더구나 홍웬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 중국의 탄소섬유 총수요가 약 1만3500톤/년에 이르고 앞으로 몇 년간 탄소섬유시장이 크게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이 18%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