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섬유·염색업체들의 베트남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발효 이후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2015년까지 모든 무역장벽을 철폐하는 무관세를 목표로 미국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시아지역에서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유일한 회원국으로 2015년부터 무관세 혜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원사구매에서 완제품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선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에 對베트남 최대 섬유봉제 투자 진출국인 한국 섬유·염색업체들의 기대는 크다.
베트남 호치민시 롱탄산업지구에 위치한 동림비나(동림유화 베트남 법인)의 양태선 법인장은 “TPP 발효는 현지 진출기업들에겐 반길만한 소식이다”면서 “무관세 혜택을 기대하는 인도네시아 내 진출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여러 정황에서 포착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Lenzing, 일본의 Marubeni, 중국의 Huafu, 홍콩의 Texhong Ngan Long Sci-Tech 등 해외기업들이 베트남 현지 투자를 검토하며 향후 TPP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얀포워드 규정 적용에 대비해 원부자재 산업육성과 관련 부문 투자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섬유의류의 무관세 조건으로 얀포워드 규정 즉, 원사기준 원산지 판정방식 적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TPP를 통해 베트남이 미국시장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FTA 체결국 역내에서 생산한 원사(Yarn)를 사용해 최종 완제품으로 수출할 때까지 모든 공정을 역내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TPP 참여국 가운데 원사 공급이 가능한 국가는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베트남은 직물과 액세서리를 수입해 재단 공정부터 원산지로 인정해 줄 것을 미국 측에 요청하고 여러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동시에 베트남 섬유관련 업체들의 취약부문인 방적과 염색가공설비 확보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고급기술과 폐수처리 등 환경기준을 적용할 경우 높은 투자비용 발생과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방 자치단체들이 투자유치를 꺼리는 실정, 이에 베트남 정부의 대책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국내 중소섬유패션업체들은 울상이다. 안산에 위치한 편직 및 염색업체의 대표는 “요즘 베트남 TPP 때문에 많은 국내 업체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려고 한다. 더구나 대형 업체들과 밴더들이 이미 해외로 많이 나가있는 상태다. 물론 해외로 나가서 우리들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고 수출에 이바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로인해 국내 많은 중소업체들의 상황은 더 열악해질 수 밖에 없다”라고 한탄했다.
국내 중소 섬유염색업체들은 고임금과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대형 업체들과 밴더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하면서 수주물량마저 줄어든 상태다. 대부분 OEM형태인 중소 섬유염색업체들에겐 이 같은 대형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달가울리 없다. 사실상 해외의 값싼 임금과 노동력에 밀려 국내 중소 섬유염색업체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