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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국인 근로자 확대했지만 섬유산업 흡수 한계, 특단책 시급 섬산련, 다양한 인력양성 강구해야
대한민국 섬유산업은 한강의 기적을 일군 일등공신이다. 섬유수출로 획득한 외화는 전자·반도체·화학·중공업 등으로 투자가 연계되는 등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외화기득산업이자 수출산업으로 아직도 옛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섬유산업은 90년대를 거치면서 매년 120억 달러 이상의 수출고를 올리는 등 세계 6위의 섬유수출국으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독자적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해 오고 있다.
특히 섬유산업은 전후방 파급효과가 높은 우리나라 최대 고용산업이다. 생산, 고용, 업체수 비중이 높아 제조업 전체에서 업체수의 14.1%, 고용의 8.7%, 생산액의 3.8%, 4.4%의 부가가치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산업발전 초기, 우수인력의 유입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첨단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섬유산업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를 해왔다. 기초기술과 응용기술 개발에 풍부한 연구개발 인력이 포진하면서 세계 섬유기술을 리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나갔다.
그러나 문제는 제조와 생산 분야다. 섬유산업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노사분규 심화에 따른 생산 인력난 및 높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섬유기계 및 염색·염료, 제직, 봉제 등의 분야에서의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 게다가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발효와 세계무역기구 출범, 쿼터 폐지 선언 등으로 인해 본격 쇠퇴기를 맞는다. 이는 섬유산업 기피현상을 부르고 인력난 심화를 부채질하는 단초가 됐다. 또 수많은 섬유업체들의 줄도산은 노동집약적 3D 산업의 오명을 덮어씌우면서 우수인력의 섬유공학과 지원을 기피케 했다. 이는 석·박사 진학을 막는 원인으로 작용해 고급기술인력 양성 자체가 어려움을 맞았다.
고급인력 양성의 난제는 섬유업계와 지식경제부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의지를 보였음에도 이는 섬유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굳어지게 되었다. 국내 근로자의 인건비 상승은 저임금의 봉제 산업을 해외로 내몰았다. 인력난 문제는 이제 봉제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섬유산업의 근본 문제가 됐다. 섬유산업의 주력 스트림 염색과 편직, 제직 업체들마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내국인들의 과도한 취업 기피현상과 고용한 외국인 근로자들 또한 여러 가지 문제로 섬유산업 전반에 걸쳐 인력 부족현상은 이제 산업의 운명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2009년 국내 909개 섬유기업은 외국인 근로자 2140명을 고용했다. 경기도가 557개사 1398명으로 당시 경기지역 업체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가장 많이 고용했다. 특히 경기북부지역 섬유업체 평균 인력 부족률은 40%에 달했다. 대구·경북 142개사 305명, 서울 81개사 123명 등으로 소규모 편직 및 염색업체에 외국인 근로자가 집중됐다.
그러나 노동부의 외국인 근로자 배정비율이 산업현장의 실수요에 비해 너무 적다는 문제점과 불법체류자 고용과 단속, 처벌 등 인력난의 악순환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5년이라는 외국인 근로자의 근무기간 또한 섬유산업의 인력난을 심화시키는 요소다. 최대 5년의 연수기한으로는 외국인 연수생이 제대로 된 기술을 익히고 일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경기북부지역의 섬유 염색·편직 제조업체 종사자 500여 명이 인력난 해소를 위한 청원을 국회사무처에 제출, 외국인 인력배정 상향조정 등 제도개선 요구에 나섰다. 이 결과 고용노동부는 2010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를 전년보다 1만3000명 늘린 3만4000명으로 확대 결정했다. 또 올해 역시 고용노동부에 기업애로를 건의한 결과 1만4000명이 늘어난 4만8000명으로 결정됐다. 이 중 섬유산업이 속한 제조업의 도입규모는 전체의 83.3%인 4만명에 이른다.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규모만 커진다고 해서 우리 섬유산업의 인력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인력수급의 미스매치가 문제다.
이는 비단 섬유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청년실업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 등이 바로 이것이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고,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의 졸업생들은 일할 자리가 없다는 서로 어긋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생긴 탓이다.
특히 섬유산업의 경우 3D 업종이라는 인식으로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국가 경제부흥 근간산업인 제조산업 전체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섬유산업 중에서도 무역회사와 벤더회사, 의류와 패션 기업들은 지원율이 높다. 그렇지만 제직과 염색 등 생산직은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의류, 패션업체의 경우 사무직 임금보다 생산직의 임금이 더 높아도 일이 힘들고 환경이 열악할 것이라는 편견이 앞서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섬유산업의 인력수급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노희찬)는 2005년부터 ‘인적자원개발협의체’를 통해 산업별 인력수급 및 교육훈련을 통한 인력양성을 추진 중이다. ▲재직자 직업능력 개발지원 ▲인력수급 조사연구분석 ▲섬유산업 고용창출 지원 ▲섬유표준의 개발 및 보급 ▲산학 교류 및 협력기반 구축 ▲대학 인력양성 지원 등이 핵심골자다. 이를 통해 섬유패션사업의 인력양성 및 고용창출 지원한다.
재직자 직업능력 개발지원은 업계가 요구하는 실무 능력 향상과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을 위한 사업이다. 비체계적 생산현상의 기술교육을 보완하고 초급 기술자의 현장 적응력 강화를 돕는다. 또 인력수급 조사연구분석은 섬유패션분야의 정기적 인력실태 및 기술인력활용에 대한 업계의 요구를 조사, 향후 기술개발 및 교육훈련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섬유산업 고용창출을 위한 섬유산업 고용안정화 지원과 외국인 근로자 활용 실태조사, 섬유업계 북한 이탈주민 활용방안 연구 등도 집중 지원대상이다. 특히 섬유패션 분야의 직무능력표준 개발 및 활용패키지 개발과 보급도 지원하고 있다.
‘인적자원개발협의체’의 중점사업은 인력양성 부문이다. 섬유전공 전문계 고등학생의 산업체 및 섬유 전문연구소 체험을 통해 산업의 이해도 제고가 목적이다. 전문계 고교 현장체험학습과 섬유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산업협장의 지식 제공은 업계에 실제로 필요한 섬유 인재상 제시를 위한 섬유 CEO 특강 등 산학교류·협력기반 구축 사업도 실시 중이다.
이 뿐만 아니다. 젊고 유능한 신인 텍스타일 디자이너를 발굴·육성해 텍스타일 디자인 전문인력의 저변 확대를 꾀하는 대한민국텍스타일 디자인대전과 인턴식 프로그램 형식의 섬유전공 대학생 현장학습 지원, 섬산련 장학금 지원 등도 섬유인력양성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각 부처의 노력에도 섬유산업의 인력난에는 특별한 묘책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녕 한국 섬유산업의 인력 대책은 없는 것일까?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산업 자체의 구조를 바꿀 수는 없다. 더 좋은 기계들이 개발되고 환경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염색공장 특유의, 봉제공장 특유의 환경을 바꾸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면 섬유 전문 인력에게 고임금을 지불하고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등 섬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유인책이 마련된다면 어떨까.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욕망인데, 현재 우리 섬유산업은 그 어떤 것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섬유산업에 기능인력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산업 전반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마이스터 제도(meister: 독일의 독특한 기능인력 제도로 이론보다 실제 현장 경험과 손기술로 최고 실력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인정하는 제도)’를 섬유산업에도 도입, 기술혁신과 인력 창출을 위한 전문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섬유산업이 기능인력 자격증을 통한 전문인력 분야로 분류된다면 우선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 및 비자 문제의 수월성이다. 비전문인력이라 하더라도 섬유업체에 근무하며 기능인력 자격증을 취득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등 전문인력으로 대우를 하는 것이다.
또 기능인력 자격증을 취득한 내국인의 경우, 그 전문성을 인정해 미취득자에 비해 고임금을 보장하고 장기근속 시 그에 합당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산업 기능공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랍 16일, 지경부는 ‘숙련집약형 패션산업 육성방안’ 확정·발표하고 국내 패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도약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섬산련 노희찬 회장은 “지금 산업현장에는 인력이 없어 피 말리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심화되는 섬유 인력난을 지적했다. 패션산업은 숙련인력 확보 어려움 해소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고급패션 생산기반을 재건하고 숙련인력 육성 강화하는 한편 문화부,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반면, 섬유산업은 어떤가.
섬산련과 지경부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는 섬유산업의 인력난에 대한 좀 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출처 : tin뉴스 -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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