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의 국제 규모 패션쇼이자 시민들의 패션 축제였던 ''프레타 포르테 부산 2011 S/S(봄/여름) 컬렉션''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프레타 포르테 부산''의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부산의 특별한 패션 축제 현장의 모습을 전한다.
박철홍 쇼에 관객 몰려 화제 / 백스테이지 체험 폭발적 인기
· 뮤지컬, 콘서트 같은 무대!
''프레타 포르테 부산'' 개막 무대를 맡았던 부산의 디자이너 정영원 씨. 그녀는 기존 컬렉션 무대의 배 가까운 분량의 작품을 선보였다. "개막쇼는 뭔가 특별해야 하니까 제가 힘이 들더라도 준비를 많이 했어요. ''프레타 포르테 부산''에 처음 오신 분이라면 개막쇼를 보고서 행사의 규모를 가늠하잖아요. 무리를 했어요."
정 씨의 의욕 덕분에 행사장을 찾은 관중들은 30여 분짜리 뮤지컬 한 편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개막쇼에 이어 열린 디자이너 이영희 씨의 쇼 역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배경으로 모시와 오간자 등을 이용한 섬세한 옷들로 오페라 한 장면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곽현주 씨의 쇼에서는 젊은 관객들의 환호성도 간간이 들렸다. 화려한 조명, 경쾌한 음악에 맞춘 모델들의 발걸음은 마치 콘서트 현장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외국 디자이너들은 강렬한 이미지로 자신의 존재감을 표현했다. 명품 겐조의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일본의 데미안 셀리카 카노우는 신체 장기들을 독특한 모양으로 표현했다. 철학적인 그녀의 옷은 흐느적거리는 모델들의 움직임으로 행위 예술을 하는 듯 느껴졌다.
생애 첫 컬렉션으로 패션계 데뷔 무대였던 부산의 박철홍 디자이너의 쇼에는 수많은 관객이 몰려 행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 디오르 등 천재 디자이너들과의 작업 이력이 알려지며 이번 행사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로 떠올랐던 헐마이온 드 폴라 역시 그녀의 무대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관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자수와 삽화, 패턴 등 그녀 특유의 섬세한 기법들은 옷이 아니라 그림이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3일간 11개의 디자이너 쇼에 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다녀갔으며 다양한 패션 문화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패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 너무 좋아요!
부산국제영화제와 달리 프레타 포르테 부산은 일반인들에게 덜 알려져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올해 10년을 맞이하는 행사 주최 측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다. 그런데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열기는 그 어떤 곳보다 뜨거웠다.
"이런 행사가 부산에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앞줄에 앉기 위해 일찍부터 설쳐서 나왔는걸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프레타 포르테 부산 행사장을 찾은 최기영 씨.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 새내기였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막연한 꿈을 가졌던 고3 시절, 프레타 포르테 부산은 그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단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다정하게 줄을 서 있던 김선희 씨. 알고 보니 프레타 포르테 부산의 열혈 마니아이다. 3일간 11개의 쇼를 모두 다 볼 거라고 했다. 아동의류 쇼핑몰 ''수동이 옷장''을 운영하고 있어 패션계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목말라하고 있었다. "부산에선 패션 트렌드에 대해 알 수 있는 창구가 없어요. 서울만 해도 다양한 패션 행사, 서울 컬렉션이 있고 동대문만 가도 느낄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이 행사는 부산의 유일하고 귀한 패션 행사인거죠." 부산에 김 씨처럼 의류 관련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들이 많은데 모임에서 비슷한 고민을 자주 털어놓고 있다고 했다.
무대 뒤에서 모델들의 옷을 챙겨주며 분주하게 뛰고 있는 젊은 스태프가 보인다. 행사 진행 요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학생 이보형 씨. "동서대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데요. 이런 패션쇼 현장이 너무 소중해요. 사실 부산에선 현장을 접할 기회가 없어요. 옷을 만들 사람으로서 학생 시절에 모델에게 옷을 입혀보고 착용 느낌 등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도 큰 공부죠. 제 욕심으로는 이런 행사가 부산에서 10개 쯤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실 서울 컬렉션과 비교하면 부산은 터무니없이 작은거죠."
· 쇼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그래서 행복하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은 국내외 디자이너들의 특별한 패션쇼를 만날 수 있는 것 말고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올해 처음 진행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백스테이지 체험 행사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주최 측은 밀려드는 신청자를 선정하기 위해 사연 선정 심사와 전화면접까지 치러야했다.
"어휴, 뽑히기 위해 얼마나 사연을 절실하게 썼는데요. 군 제대 후 복학하기 전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거든요. 오늘도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특별히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사장님께 부탁하고 나왔어요." 남진욱 씨는 패션을 전공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젊은 사람 치고 패션에 관심없는 사람 있냐며 참가 계기를 묻는 기자를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봤다. 쇼 무대 뒤를 견학하며 참가자들은 연신 신기한 표정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부산 중소 패션업체들의 전시 부스에서는 걸걸한 목소리의 한 여성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서 최대 규모의 디자이너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샤롱 츄 씨다. "저흰 중국에 2곳의 가게와 온라인몰을 함께 운영해요. 아시아와 유럽권 40명의 디자이너들이 저희를 통해 중국에 옷을 판매하죠. 요즘 중국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서 한국 디자이너 옷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어요."
실제로 츄 씨는 이번 행사 기간 중 부산 디자이너 박철홍 씨와 이종철·라세영 씨, 부산 브랜드 ''재동씨''에서 이번 겨울 시즌에 팔 옷들을 주문하기도 했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이 단순히 패션 트렌드를 보여주는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몇 개월전 여성의류 브랜드 ''쥬피터 블루스''를 시작했다는 부산의 젊은 디자이너 정영림 씨는 행사장 한 켠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것이 즐겁다고 했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은 제 꿈의 시작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죠. 서울과 달리 부산에선 저 같은 젊은 디자이너가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어요. 그런 점에서 매년 열리는 프레타 포르테 부산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꼭 선보일겁니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 현장엔 패션이라는 같은 꿈을 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만나는 이들마다 모두 "프레타 포르테 부산, 너무~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를 외쳐주었다.
[출처 : 부산일보 / 김효정기자]
(82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