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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고 품격 있는 도시공간 재창조
기사입력 2010-06-04 오후 12:27: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아름다운 공원 넉넉한 녹지 삶 살찌우고 도시품격 높이는 창조예술

 

 

부산시는 푸르고 품격있는 도시공간을 만드는 것을 중요 시정과제로 제시했다.(사진=부산의 APEC 나루공원)

푸른 언덕, 푸른 도심, 푸른 해변이 어우러지는 ‘녹색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숲을 느끼고, 가까운 곳 어디서나 숲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쌈지공원, 산림공원 등 생활권 숲을 조성하고, 가로수를 새로 심고, 중앙분리대 화단을 조성하여 그린로드를 만들고, 화명동과 석대에 수목원을 조성한다. 또 삼전교차로에서 송공삼거리 구간에 부산중앙광장을 조성하고, 하얄리아부지에 명품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고 한다. 박수를 치고 또 격려할 일이다.


부산은 우리나라 두 번째 도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부산이 아름다운 공원과 푸른 녹지가 이어져 있는 품격있는 도시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산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원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가만히 따져보면 부산에도 공원이나 녹지가 결코 적지 않다. 항공사진을 통해 부산을 보면 시가지 한 가운데에 광대한 넓이의 녹지가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금정산, 황령산, 장산, 엄광산, 구덕산과 같은 산지이다. 이런 산들은 도시 계획을 어렵게 하고, 교통을 혼잡하게 만들며 택지를 부족하게 만드는 원인이지만,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등산이나 하이킹을 하는 시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며, 부산의 공기를 정화하는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세계 유명 도시들을 가도 이렇게 멋진 산이 도시 한 가운데 들어 서 있는 도시가 별로 없다.

 

부산, 녹색도시 기반시설·자원 충분


또한 부산에는 다른 도시들이 가지지 못한 바다가 시가지에 길게 면해 있다. 바다로 향해 이어진 길은 얼마나 많으며, 바다로 향한 창을 가진 집들도 또 얼마나 많은가? 별다른 경관요소도 없이 단지 한강을 바라보고 있을 뿐인 서울의 아파트가 누리고 있는 프리미엄을 고려한다면 부산의 도시는 얼마나 큰 자연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부산에 정말로 부족했던 것은 푸른 공간이 아니라 공간적 자원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푸른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폐고가철도를 공원으로 바꿔 지난해에 개장하자마자 뉴욕 맨해튼의 새로운 명물이 된 하이라인(High Line)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원래 철거예정인 하이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원화하는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라는 시민단체였다. 영국의 마일엔드공원(Mile End Park)의 사례 역시 공원에서의 창조적 활동이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이다. 런던 동부의 타워헴릿(Tower Hemlet)이라는 지역은 도시의 하층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영국의 다른 지역보다 사망률 및 질병 발생률이 높으며 런던 자치구 가운데 주민건강상태 평가등급이 가장 낮은 지역이기도하다.


본격적인 공원개발의 첫단계는 1998년에서 2003년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세 개의 휴식시설(pavilion)과 수경시설, 구불구불한 산책로 그리고 그린 브리지를 건설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지역사회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다.

 

녹색도시는 시민 함께 참여해야


2003년 이후부터 예술, 생태, 놀이를 주제로한 포럼을 활발하게 개최하면서 지역 전문가와 공원개발 지지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하여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공원 순찰대도 조직되었다. 공원순찰대는 단순히 순찰만 도는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원예지식, 생태, 놀이에 대한 훈련을 받고 공원을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창구의 역할을 하면서 공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공원이라는 동일한 공간을 공유하고 그 유지 및 관리 그리고 문화이벤트 등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통합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이면서 뉴욕시민의 휴식과 여가의 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유명한 조경가의 훌륭한 디자인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교류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공원조성을 위한 전략, 그리고 한 번 조성된 뒤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센트럴파크 보호협회(The Central Park Conservancy)’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관리와 운영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사진=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

 

창의적 아이디어로 공간활용 높여야


위대한 공원의 사례를 들춰보면 공원을 조성하는 창의적 아이디어, 그리고 조성된 공원을 창조적으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는 공원 하드웨어의 건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창의적인 푸른 생각만 있다면 공원이 없는 삭막한 도시공간도 녹지공간으로 바꾸는 마법 같은 일들도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 플라주(Paris Plage)이다. 파리에서는 일년 중 여름 한 달 동안 센(Seine) 강을 따라 있는 강변도로가 인공해변으로 변신한다. 그곳에서는 댄스강습, 암벽등반 게임 그리고 인공 풀(pool)에서의 수영, 그리고 강변카페, 그늘진 야자나무 등을 설치되어 마치 남국의 해변해양지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파리 플라주는 도시의 일상적 공간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매력적이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는 도시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즐기고자 하는 세련된 시민의식, 그리고 이러한 이벤트를 지원하는 후원자들과 파리시(市) 행정가들의 과감한 추진력의 산물이다.


부산에서도 이런 시도가 없지 않았다. 2006년까지 (사)100만평문화공원이 개최했던 잔디가 있는 푸른 광복로라는 행사였다. 광복로가 지금과 같은 보행자 친화적인 거리로 변화되기 전, 거리 중앙의 아스팔트 도로에 천연 잔디를 깔고, 아름드리 나무를 심어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도심 한 가운데서 만난 잔디도로는 당시 시민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도시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사회적 예술로 접근한 창조작업


이처럼 푸르고 품격있는 도시공간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공원을 몇 개나 조성하고, 면적을 얼마나 넓게 할 것인가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어떤 공원을 만들고, 그 공원을 어떻게 가꾸고, 관리해 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더 중요하다. 즉 공원도 미술관처럼 큐레이팅이 필요한 것이다.

21세기의 공원은 단순히 시민들의 레크리에이션이나 도시경관을 향상시키는 녹지를 넘어 새로운 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공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소년을 교육하며, 공공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통합하는, 도시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4년 시청과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개장한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는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는 새로운 매력적인 장소가 됨으로써 주변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유인하고 있다. 도시의 경제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시민공원이나, 중앙광장도 마찬가지다. 누구의 디자인인가, 얼마나 크게 할 것인가 등도 중요하지만, 어떤 공원이나 어떤 광장을 만들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으로 만들 것인가, 만들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할 것인가, 공원을 촉매로 주변 도시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등에 대한 치밀한 기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와 시민, 전문가 그리고 지역의 기업들까지 함께 모여 힘을 합치는 파트너쉽이 전제되어야함은 물론이다. 공원만들기는 사회적 예술(social art)이며, 집합적 창조작업(collective creativity)이기 때문이다.

 

  • 글_ 우 신 구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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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1 : 창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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