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사)글로벌산업경쟁력포럼 창립총회 및 발기인대회에서 글로벌 산업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권오용 효성그룹 상임고문은 최근 “한국은 큰 병에 들었다”와 같이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다른 각도인 “우리 경제는 희망이 넘친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4차 산업혁명시대 국내외 혁신적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가능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발표했다. 다음은 권오용 상임고문이 이날 발제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 성장의 과정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크게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소위 잘 사는 나라들의 모델이 ‘20-50클럽’인데 1인당 GNP가 2만 달러가 넘고 인구가 5천만이 되는 나라를 뜻한다. 한국보다 앞서 6개 나라가 20-50클럽에 가입했고 우리는 세계 7번째로 가입했다. 조만간 1인당 GNP가 3만 달러가 넘는 30-50클럽 가입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앞에 6개 나라가 잘살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잘살게 될 때마다 거대한 식민지를 건설했다. 소위 남을 못살게 하면서 자기는 잘사는 제국주의, 중상주의를 통해 이들 나라들은 잘살게 되었다.
똑같은 용어로 인공지능을 뜻하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한국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로 더 많이 알려질 정도로 매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똑같은 단어인데 우리에게는 조류 인플루엔자, 북한의 미사일이 되어버린 게 고민이다.
그러다보니 사회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노인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에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헬조선이라는 비하까지 나오고 있다. 첫째는 우리의 성장 역량이 떨어지는데다가 둘째는 정권 교체마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우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역량과 시스템이 미비한데 4차 산업이라는 혁명적인 문화적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런데 혁명적인 시대에는 항상 위대한 기업이 탄생했다. 1차 산업혁명기에는 새로운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와 같은 위대한 기업과 기업인이 혁명을 주도했다.
2차 산업혁명기에는 에디슨, 록펠러, 카네기, 제이피 모건, 포드 이런 사람들이 혁명을 주도했다. 3차 산업혁명기는 정보화 혁명시대로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이런 사람들이 혁명을 주도했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볼트(VOLT)의 배터리를 한국의 엘지화학이 공급하고 있다. 전장제품부터 타이어, 백미러, 시트, 카바, 손잡이 등 가솔린 자동차의 경우 부품만 2만개가 넘는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부품수가 현저히 줄어드는데 볼트는 40개의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만드는 부품이 없으면 굴러갈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이 확고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도 한국 지엠에 한국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한다.
‘Save time, Save money(시간과 돈을 아끼자)’가 아니다. ‘Shave time, Shave money(시간과 돈을 깎자)’이다. 이 슬로건은 면도기 시장 절대 강자인 질레트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유니레버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인수된 스타트업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의 슬로건이다.
면도를 위한 시간과 돈을 아끼고 싶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창업자 Michael Dubin이었다. 그는 면도날을 구입하기 위해 간 마트에서 면도기에 맞는 면도날을 구입해야 하며, 그렇게 구입한 비싼 면도날의 기능이 필요한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달러쉐이브클럽은 완전한 차별화로 시장에 진입했다.
바로, 매월 1달러를 내면 면도기 1개와 5개의 면도날을 배송해 준다는 것이다. 즉 ‘우리 면도날도 충분히 좋으니, 쓸데없는 기능(진동기능 등)에 돈 낭비하지 말고, 사러 가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집에서 편하게 받기만 하라’는 것이다.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질레트가 세계에서 면도기를 제일 많이 파는 회사지만 온라인 시장에서는 달러쉐이브가 54%, 질레트가 21%의 점유율(2015 Euromonitor 기준)을 보이며 달러쉐이브가 1등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걸 얘기하는 이유는 달러쉐이브에 공급하는 면도날이 한국의 도루코다. 도루코는 달러쉐이브에 공급하면서 유니레버에 10억달러에 팔릴 때 콜옵션까지 해서 600억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아무리 좋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도 거기에 올릴 물건이 없으면 플랫폼이 무용지물이 되는데 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이 어느새 이런 경지까지 올랐다.
인공지능도 별거 아니다. 반도체 연산 능력이 계속 확대되는 게 인공지능이다. 최근 아이폰8 관련 기사가 모 경제신문에 났는데 한국부품이 없으면 워킹할 수가 없다고 한다. 반도체, 플랫폼, 배터리 우리 기업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가고 있다.
아마존 CEO이자 세계에서 5번째 부호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아마존의 미래를 한국로봇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런 감탄사를 자기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다.
제프 베조스는 올해 3월 미국 보스턴에서 아마존이 연례 행사로 개최하는 머신러닝, 홈오토메이션, 로보틱스, 우주탐험 등에 관한 주제를 다루는 컨퍼런스 마스(MARSㆍMachine-Learning Automation, Robotics & Space Exploration)에 참석해 한국미래기술(주)가 제작한 거대 로봇 ‘메쏘드2’에 탑승했다.
제프 베조스가 탑승한 메쏘드2 로봇은 키 4m에 몸무게는 1.5톤으로 한국미래기술(주)가 트랜스포머, 로보캅, 터미네이트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로봇전문가인 비탈리 불가로프(Vitaly Bulgarov)와 협력해 제작했다.
아마존이 시애틀에 몇 조 매출을 올리는 물류창고를 두고 있는데 수많은 로봇과 인간이 함께 일하고 있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로봇 4만5000여대가 20여개의 물류센터에서 작동중이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50%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수천, 수만명의 직원을 대체하는 게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로봇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역이 한국 기업들이다. 지구 전체 차원에서도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어마어마한 경쟁력이 기업에 의해서 주도가 됐다.
다이아몬드는 캐려다 수많은 핏방울이 튄다고 해서 피의 광물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로 정작 돈을 버는 것은 이스라엘이다. 유태인 특유의 정직함과 끈질김으로 다이아몬드를 정확하게 감정을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다이아몬드가 1캐럿도 생산이 안 되지만 이스라엘 수출의 20%를 다이아몬드가 차지하고 있다.
이 모든 게 기업이 만들어낸 혁신이다. 그 혁신이 지금도 우리 4차 산업혁명 생태계 곳곳에 퍼져나가 있기 때문에 자신을 가져도 된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가 여태까지 유형의 경쟁력을 강조했다면 무형의 경쟁력까지 이제는 한국에 생겼다. 얼마 전 LA에서 K-POP 콘서트인데 6만명이 모였다.
런던올림픽에 영국의 영웅이 ‘모하메드 파라’라는 중장거리 육상선수인데 5천, 1만 미터를 다 석권을 했다. 그가 머리위에 양손을 모아 하트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하니 BBC에서 그게 뭡니까 물었다. 그러자 I LOVE YOU라는 뜻인데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대회를 갔더니 한국 사람들이 전부 이렇게 하는걸 보고 그걸 배워서 써먹은 거라고 했다.
우리는 얼떨결에 아무 생각 없이 하지만 남들은 어느새 한국이 하는 것을 따라하고 싶고 부러움의 대상으로 보는 그런 현상까지 생겼다. 우리가 잘 아는 우사인 볼트도 번개 세리머니를 하기 전에 대구에서 하트 세리머니를 배워서 따라했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뜻이 코리아가 디스카운트라는 게 아니라 이제는 코리아가 프리미엄을 누리는 그런 가치 경쟁력까지 확보를 했다고 생각한다.
산업연구원의 자료에 수치를 봐도 우리가 반도체, 배터리 등을 만드는 핵심 소재의 경우 2025년까지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따라오고 시장이 개방이 되도 한국이 누리는 경쟁력은 4차 산업혁명 생태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경제 성장력을 하려면 경제적 경쟁력만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 경제라는 게 종합적인 물건이 되어서 정치, 사회, 문화, 고용, 노동, 교육 모든 분야의 혁신이 뒷받침이 되어야 경쟁력이 계속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다고 본다.
아까 말한 3가지 첫째 인구감소 등으로 우리의 역량이 줄어들고, 둘째 1987년 이래로 우리 정치 시스템이 문제가 있고, 셋째 아직 주도적인 기업이 가시적인 위치에 나오지 않은 것 때문에 불안하다면 앞에 역량의 저하는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민 같은 것을 해도 국민정서에 맞아야 한다.
그 다음 기업은 시간을 주면 반드시 나타난다. 당장 급한 게 우리 관리 시스템으로 이것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1987년 이래로 계속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저성장의 공식으로 되어 온 1987년 체재를 바꾸는 헌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면 앞에 말한 우리 역량의 저하나 기업의 등장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재플슈츠(jafflechutes)라는 샌드위치 가게가 인기를 끈 비결을 예를 들면 7층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로 누구나 봐도 장소가 굉장히 안 좋아서 샌드위치 가게 다 망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파란 슈트(낙하산)을 이용해 지정된 장소로 샌드위치를 떨어뜨려 준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서 주문된 시간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샌드위치만 받아먹으면 된다.
그것 때문에 항상 샌드위치 가게는 돈을 벌고 샌드위치를 사먹는 고객은 항상 웃게 되는 그런 행복한 결과를 냈다. 7층이라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행복이라는 관점, 공간의 관점에서는 그만한 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실행이 완벽보다 낫다!) 페이스북 사옥에 붙어 있는 사훈과 같은 표어다. 어설픈 기업보다 일단 저지르는 게 훨씬 중요하다. 논의의 출발점으로 앞으로 우리의 실행력을 확보하는데 고민을 쏟는다면 경쟁력포럼도 훨씬 더 유용한 성과를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