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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五方色)과 오간색(五間色)
기사입력 2014-03-03 오전 9:51:00 | 작성자 bfc |
우리나라의 전통 색채 이론은 음양오행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생성한다는 이론이다.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가 따른다. 오색은 정색(正色)인 오방(五方)색과 간색(間色)인 오간(五間)색으로 구분한다.

오방색은 오방정색(五方正色)이라고도 하며 양(陽)의 색이고 오간색은 오방간색(五方間色)이라고도 하며 음(陰)의 색이다.

다섯 방향의 오방정색을 기본색으로 삼고 기본색 사이에 다섯 간색을 두어 세상의 모든 색상 그리고 이와 연결된 사물의 성질을 표현한다. 그래서 오방색은 우주와 인간의 질서를 상징한다.


▲ <음행오행도> 우리 선조들은 오행 중 하나가 너무 강하면 화가 생긴다고 믿었기 때문에, 오행의 상생과 상극을 맞추어 색을 써서 조화롭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오행 중 화(火)의 기운이 너무 강하면 상극의 수(水)를 써서 눌러주고 목(木)이 너무 약하면 상생의 토(土)를 써서 기운을 더해줬다.     © TIN 뉴스


오방색(陽)

오방(五方)이란 중심(中心)과 동서남북 사방(四方)을 말한다. 오방은 고정된 방향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내재된 순환개념에 따라 상호작용에 의해 상생(相生)도 되고 상극(相剋)도 된다.

오행사상에 따라 색채의 중심을 황색(黃色)에 두고 동(東)은- 청(靑), 남(南)은- 적(赤), 서(西)는- 백(白), 북(北)은- 흑(黑)으로 방위와 색을 정했다.



▲     © TIN 뉴스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방(東方)은 태양이 솟는 곳으로 나무가 많아 항상 푸르기 때문에 청색을 의미하고 봄을 의미하며 탄생하는 곳으로 양기가 강하다.

서방(西方)은 쇠가 많다고 생각하고 쇠의 색깔을 희게 보아 백색으로 표현하였고, 가을을 의미하며 해가 지는 곳으로 음기가 강하다.

남방(南方)은 언제나 해가 강렬해 적색이고 만물이 무성하여 양기가 왕성한 곳으로 여름을 의미한다.

북방(北方)은 깊은 골이 있어 물이 있다고 여겨 이를 검게 보아 흑색으로 표현하였고 겨울을 의미한다.

중앙(中央)은 땅의 중심으로 해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 여겨 광명을 상징하는 황색으로 표현하였다.

오방색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조상의 색채관은 우주의 생성과 운행 원리를 반영하여 심오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서양의 색채학에 비추어 보아도 대단히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청(靑), 황(黃), 적(赤)은 삼원색으로서 적절한 색의 배합을 통해 모든 색상을 만들고 무채색인 흑(黑), 백(白)을 사용하여 탁도(채도)와 밝기(명도)를 조절한다.

삼원색인 청색, 황색, 적색은 양의 색이고 흑색, 백색은 음의 색이다.


오간색(陰)

오간색은 오방색 중 두 가지 색이 결합한 색이다. 녹(綠), 벽(碧), 유황(硫黃), 자(紫), 홍(紅) 다섯 가지 색이다.

즉, 청색과 황색의 간색은 녹색(綠色)이고, 황-흑의 간색은 유황(硫黃), 흑-적의 간색은 자주(紫朱), 적-백의 간색은 홍(紅), 백-청의 간색은 벽색(碧色)이다.


▲  <오간색>   © TIN 뉴스

청색+황색=녹색, 황색+흑색=유황색, 흑색+적색=자주, 적색+백색=홍색, 백색+청색=벽색

간색을 만들 때 주의 할 점이 있다. (염색장인은 한 가지 물감으로 간색을 경우도 많지만) 하나의 색상을 만들기 위해 두 가지의 염료를 결합해야 하므로 선행염법과 후행염법을 일치시키는 일과 물감을 들이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물감들인 색상이 빠져나가거나 변색이 되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의 원리는 색깔뿐만 아니라 신체와 감정, 계절 맛, 소리에도 적용된다.

그 원리로 한의학의 기본이 마련되었고 음악의 체제가 수립되었다. 한글 창제의 원리이고 한양의 도시설계의 근간이다. 오방색은 삼라만상의 이치와 연결된다.


옷의 색으로 신분을 나타내다

동양에서는 신분의 높낮이를 오방색 옷으로 표현했다.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는 색상은 황색이다. 황제의 색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황제만이 황색 옷을 입었다. 우리나라 국왕들은 고구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적색 곤룡포를 입었다. 관복도 품계에 따라 색깔을 달리했다. 조선시대에는 당상관인 정1품에서 3품까지 적색을, 당하관은 청색을, 품계가 낮은 7품에서 9품은 녹색 관복을 입었다.

여성 예복인 원삼(圓衫)①은 황후가 황원삼을, 왕비는 홍원삼을, 비빈은 적원삼을 입었다. 공주나 사대부 집안 부인들은 녹색원삼으로 신분을 과시했다.

민간의 평상복으로 색깔 옷을 금지한 사연은 염색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경제성에도 원인이 있겠으나 색깔로써 신분질서를 정립할 필요성이 우선하였던 셈이다. 단지 혼례 때만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옷을 허용했다.②


생활문화 속의 오방색

오방색은 인간의 탄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의 삶의 모든 영역에 관여해왔다.

백색(白色)을 신성하다고 여겨 아기가 태어난 지 21일 되는 삼칠일이나 백일에 백설기를 먹었다.

적색(赤色)은 벽사(辟邪)③의 의미로 활용되었다.

귀신은 음기가 서린 곳을 좋아하므로 양의 색깔인 적색을 사용하면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짓날 팥죽을 먹고 집안여기저기에 뿌리는 것도 악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

아기가 태어난 집에 금(禁)줄을 두르고 혼례식에서 신부의 얼굴에 연지곤지를 바르며 간장항아리에 고추를 담가두는 것 역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적색의 위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상가에서 전문적으로 울음을 파는 곡비(哭婢)는 반드시 손톱을 빨갛게 물들였고 여름날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풍습도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적색으로 그린 부적은 주사(朱砂)에 황성분이 있어 살균이나 해독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빨간 내복을 선물하는 것도 이러한 색채의 벽사 기능이 이어져온 풍습이다.

청화백자나 청백리(淸白吏)에서 보듯이 청색과 백색을 지향하는 우리 민족의 의식 또한 오방색이 갖는 의미와 상징에서 연유한 것이다.

궁궐이나 사찰, 사당의 단청 또한 오방색을 기본으로 삼는다.

단청은 건축물의 주재료인 나무를 보호하는 물리적인 목적과 건축물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 결합된 형태다.



박영호 기자 tinnews@tinnews.co.kr


1) 조선시대 때 부녀자들이 입던 예복(禮服). 원삼이란 앞깃이 둥근 데에서 온 명칭으로 옆이 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릎을 덮어 내리는 긴 길이에 앞길은 짧고 뒷길은 길다. 앞여밈은 합임 (合袵 :섶이 없이 서로 맞대어진 형태)이고, 양 옆길이 절개되어 있다. 원삼은 조선 초 명나라에서 들어온 장삼, 즉 장배자(長褙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왕비 이하 내·외명부들의 예복으로 착용되었다.


2) 문화재청 , 성기혁 , 경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우주와 인간의 질서를 상징하는 색, 오방색 편 참조

3) 벽사(辟邪) : 사귀(邪鬼)를 물리치는 것. 또는 재앙을 불제(祓除)하는 일.

*연산군일기 [권제60, 21장 앞쪽, 연산군 11년 12월 24일(갑술)]을 인용하면, “역질을 쫓기 위하여 포를 쏘는 것은 벽사(辟邪)하는 것이니, 어찌 세시에만 할 것인가? 사시의 개화할 때에도 아울러 행하는 것이 무방할 것이다. 역질을 쫓는 사람의 복색은 봄에는 푸르게, 여름에는 붉게, 가을에는 희게, 겨울에는 검게 절후에 따라 바꿔 입게 하되, 세시에는 네 가지 색깔을 같이 쓰게 하라.…”하였다. ; (傳曰 逐疫放砲 所以辟邪 豈獨於歲時行之 四時改火之時 並行無妨 逐疫人服色 春靑夏赤秋白冬黑 隨節換着 歲時則合用四色)




▲     ©TIN 뉴스
1. 오방색 한지

오방색은 색상이 강렬하여 자칫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실생활에서는 한지와 한복과 같이 채도를 한 단계 낮춘 중간색인 오간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방색에 뿌리를 둔 전통색은 우리 문화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콘텐츠이기도 하다.


2. 군록장생도 장지문
해, 산, 구름, 학, 소나무, 물, 거북, 돌, 사슴, 불로초 등의 열 가지 불로장생물을 그린 장생도는 일월오봉도와 함께 대표적인 궁중장식화이다. 이 그림은 색채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상상 속의 선계를 형상화시켰다.








▲     © TIN 뉴스
3. 보물 제 932호 명조
(재위 1724~1776)어진.
이 그름은 영조 51세 때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로 68cm, 세로 110cm 크기의 비단에 채색했다. 머리에는 임금이 쓰는 익선관을 쓰고, 양 어깨와 가슴에는 용을 수놓은 곤룡포를 입고 있다. 조선 국왕의 색이었던 붉은 색이 눈에 띈다.





4. 중요민속문화재 제 4-2호
대례복의 흉배 부분.
녹색 바탕 위에 한 쌍의 봉황을 수놓은 흉배이다. 이러한 자수 무늬에도 오방색의 조합이 멋들어지게 표현됐다.


▲     ©TIN 뉴스


5. 안동 병산서원 태극문. 유교문화 전통이 뿌리 깊은 우리나라는 음양오행 사상을 적용한 오방색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태극기를 비롯하여 건축물의 시각적 표현에서도 우주와 인간의 평안한 질서를 염원했던 조상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6. 순천 낙안읍성 오방색 깃발
오방색 깃발은 침입하는 적을 어느 방향에서든 물리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오방색은 군사들의 사기를 진착시키고 군령의 지엄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 귀주머니
이 유물은 1922년 영친왕이 순종을 알현할 때 순정황후가 부귀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진왕자에게 하사한 왕손용 주머니이다. 겉은 홍색과 남색 비단을 사용하여 두 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주머니의 하부에는 만자문을 중심으로 양쪽에 파도, 바위, 삼산, 불로초를 수놓았다.

8. 부적
황색 종이에 적색 주사를 그린 부적은 대표적인 벽사의 색이다. 오방색에서 적생은 양의 색으로 밝고 활기찬 기운을 상징하여 음기가 강한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황색 종이는 적색과 조화를 이루어 더욱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자료출처 : tinnews

첨부파일#1 : 2014-03-03 09;58;1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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