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대한민국 5만원권, (우상) 영국 파운드, (우하) 코스타리카 지폐(듀폰사의 tybek 사용)
흔히 종이로 지폐를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주재료는 면섬유다. 엄밀히 말하면 노일(Noil)이다.
지폐의 원료는 방직공장 최종공정에서 나오는 부스러기 면섬유인 노일(Noil)로 질기고 거친 상태다. 이 노일을 3~4시간 정도 물에 불려 부드럽게 한 후 표백과 세척을 거쳐 겹겹이 인쇄해 지폐를 만든다.
면섬유는 종이보다 질기고 강하다. 촉감도 부드럽지만 위폐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특수잉크가 잘 스며든다는 점이 그 이유다.
종이로 지폐를 만드는 경우 물에 젖을 때 풀어지거나 찢어지는 등 원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반면 지폐는 미세한 변화정도에 그친다. 청바지를 세탁했을 때 약간 늘어났던 형태가 건조후 다시 복원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다수 국가들이 순면으로 만든 지폐를 제조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의 국가는 면 이외에 아마 등을 혼입해 만든 조폐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볏짚 섬유 등 특수섬유를 넣은 지폐를 일부 권종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합성조폐지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코스타리카(Costa Rica), 하이티(Haiti), the Isle of Man의 은행권은 미국 듀폰사에서 개발한 ‘타이벡(tyvek)’을 사용하고 있다. 타이벡은 내구성이 강하고 질긴 화학섬유다. 또한 내절도가 매우 강한 반면 열에 약하고 은화, 은선 등 위변조 방지요소를 넣을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현대 지폐에는 위변조 방지를 위해 은화, 은선, 은사 등을 첨가한다. 은화는 영국에서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폐를 만들 때 은화 그림의 형태를 지료의 두께 차이로 명암을 조절해 만든다.
은선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독일이 만든 5파운드 위조를 막기 위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용지의 지층 속에 1mm내외의 철, 섬유, 플라스틱 등의 재질로 만들어진 얇은 띠 형태의 선을 세로로 넣어 지폐 표면에 보이도록 만든다.
은사는 지폐 제조과정 중에 삽입되며 일정한 파장을 지닌 광원을 비추면 고유의 색을 나타내 진위여부를 판단한다. 이같은 은사는 지폐 뿐 아니라 수표, 신분증, 신용카드는 물론 패션분야에서 모조품을 식별하는데 활용된다.
수명을 다한 폐지폐는 과거 재활용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지폐의 섬유조직을 풀어서 떼어내는 해리기술과 섬유의 성분을 바꾸는 기술이 개발돼 돈을 담는 봉투로 재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