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기업에 있어서 지식재산권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업체라 해도 상호가 있고, 대부분 브랜드와 상표권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물론 원사나 직물 업체는 특허와 실용신안이 핵심이다. 우리 업체들은 창의적 저작물을 백화점이나 매장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내놓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몸이 아파야 병원을 찾는 것처럼 지식재산권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서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업체 실정과 상황에 맞는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지식재산권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분쟁에 대비하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에는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아직 업계의 지식재산권 관리와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변호사나 변리사를 찾아가 돈으로 막거나 운 좋게 덮어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 지식재산권 분쟁의 심각성
최근의 지식재산권 분쟁 사례를 보면 너무나 복잡해 맞춤형 관리 시스템의 기본 공식이나 왕도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최선의 방책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기본적 관리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상태이고 전문 관리자의 운영은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다른 일을 겸직하는 전담 관리 인력도 없다.
법무팀이나 지식재산권 전담 인력은 없더라도 최소한 섬유?패션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이라면 회사 임직원과 자금 흐름을 챙기는 것처럼 보유한 IP자산이 종류별로 몇 개 정도이며,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관리 마인드가 있는 회사의 임직원은 명함 한 장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대부분 밋밋한 명함에 이름 석 자와 직함을 사용하지만 IP자산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 기업의 임직원은 보유 브랜드 등 표시할 수 있는 권리들을 명함에 기재해서 대내외에 알린다.
최근 지식재산권 분쟁은 정부 기관의 현황 자료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한-EU FTA,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그 동안 국내 기업간 분쟁이 다수를 이루던 구조에서 미국,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동종 업계 혹은 이종 업계간의 분쟁까지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공식적인 국내 분쟁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 간 상표, 디자인, 저작권, 의류 디자인(형태 침해) 관련 사항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미등록 디자인(형태 침해) 관련 분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경고하는 식의 미온적 대처와 관리 대응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처음부터 법무 법인이나 전문 대리인을 통한 내용증명→형사고소→민사소송→손해배상 청구 등 매뉴얼화된 대응을 적극적이고 순차적으로 취하고 있다. 해외 기업의 공격은 국내 유수의 대형 로펌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소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 지식재산권 분쟁의 유형
구체적인 업계 IP분쟁(소송)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①불법적인 상표권(디자인권)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동일 혹은 유사 침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②의류 잡화의 경우 신제품 미등록 디자인(형태 침해) 관련 분쟁과 저작권 소송으로의 확대(일부는 형사고소까지) ③유통 관련 재고 물품(크레인 제품)의 불법 유통과 생산자(제조공장)에 의한 잉여 생산품(기술 소득분) 불법 유통 문제 ④병행 수입 제품의 국내 판매와 고객 서비스 관련 분쟁(교환, 반품, 수선 등) ⑤브랜드별 혹은 기업별 대표 비주얼(광고 이미지) 등 저작물과 연예인 모델 홍보물의 불법 사용 문제 ⑥원산지 표시 규정(허위, 미표시, 오인 표시 등) 위반 및 품질 안전 기준 표시 의무 위반 관련 문제 ⑦라이선스 계약 위반 및 불법 온라인 판매 관련 사항 ⑧ 기타 국내에서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유사 침해와 출처 표시 오인 행위 등 ⑨ 해외 진출과 관련된 중국 등 상표권 출원 및 등록 관련 분쟁 등이 최근 업계의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라 할 수 있다.
◇ 국내 지식재산권 분쟁의 특성
국내 IP분쟁의 특성은 대부분 기업이 주체가 되어 야기됨으로써 분쟁의 규모와 내용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짝퉁 제품이나 위조(모조)상품을 만들어 불법 판매하는 경우 점조직처럼 세분화 분업화되어 제압하기 힘들 정도로 조직화되어 가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 업체와 연계하여 단기간에 대량으로 침해를 일삼는 추세다. 또 침해자들의 수법이 지능화, 대담화 하고 있어 소송이나 법적 조치에 대한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업계가 국내외적으로 IP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실정에 맞는 IP관리 메뉴얼을 개발하고 최소한 담당자를 임명해 관리하면서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선진 글로벌 패션 브랜드나 세계적 섬유 기업이 하루 아침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자료출처 : 패션인사이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