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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동경을 현대적으로 표현 미국의 대중 귀족주의, 랄프로렌
기사입력 2010-04-12 오전 10:58: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31988_1_019.jpg폴로 경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새겨진 폴로 바이 랄프 로렌의 피켓셔츠는 10대들이 브랜드라는 개념에 눈을 뜨면서 가장 먼저 입고 싶어 하고 가지고 싶어 하는 브랜드다. 평범한 10대 학생들이 갖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그들로 하여금 남과 차별화 시켜주는 수단이 된다.
디자인은 차후의 문제다. 정말로 개성을 찾고 남들과 다르고 싶다면 굳이 폴로의 로고가 떡하니 가슴팍에 박혀 있는 티셔츠를 입어야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인터넷을 뒤져서 정품, 정통이라는 글자와 최저 가격이 조합 된 싸이트를 찾아, 로고는 정확히 박혀있는지, 상품평은 어떤지 살피고 또 살펴 내 생에 첫 명품 브랜드를 손에 쥐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꾸미는데 온통 시간을 보내던 10대가 지나면 옷조차 고르는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바쁜 현대인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멋을 부리는 것에 대한 끈은 놓지 못하고 가장 손쉽게 번듯한 사람으로 보이기 쉬운 방법으로 로고 박힌 셔츠를 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브랜드라는 허상에 농락당하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러한 브랜드 중심주의 중심에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랄프 로렌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파생된 현상들로 이해하면 억지스러운가.

미국적 귀족주의
그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이런 표현이 나온다. ‘과거에 대한 동경을 미국적인 세련된 멋으로 표현한다.’ 이것은 과거 역사가 짧은 미국의 태생적 한계가 브랜드에서 바로 드러나는 것이다.

비주류인 아메리카 원주민을 제외하고 유럽에서 건너온 조상을 둔 미국은 200년이 조금 넘는 역사를 가졌고 따라서 전통 문화 유산이라고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나라이다. 유럽인 조상들은 당연히 유럽에서 사용하던 의, 식, 주의 모든 것들을 가져왔고 미국에 자리 잡으면서 미국 환경과 융합하여 지금의 의, 식, 주 문화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그 뿌리가 유럽에 있으므로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엔 항상 오랜 전통과 정통성이 있는 유럽에 대한 동경과 향수가 쌓여갔으리라.

귀족적인 이미지를 업고 발전해 온 ‘폴로’, ‘랄프 로렌’은 오히려 유럽의 문화로 편입되기까지 한다. (2006년엔 폴로랄프로렌이 윔블던의 공식 아웃피터로 선정, 129년 윔블던 테니스 역사상 심판과 경기 관계자 전원에게 유니폼을 제공한 첫 번째 디자이너로 이름을 올렸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
하지만 랄프 로렌이 이미지만으로 현대 미국 패션의 전설이 될 수 있었을까. 물론 아니다. 그는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대중의 시각으로 대중의 환상을 충족시켜 줄 패션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키워드, 절제
사실 귀족적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광범위한 표현인데 보통은 장식이 많아 화려해 보이는 이미지가 강하다. 나풀나풀한 프릴과 화려한 자수, 반짝이는 장식들로 여성의 감성을 자극한다. 유럽 디자이너들의 컬렉션-크리스챤 디올이나 발렌티노, 오뜨 꾸뛰르의 드레스 등-을 보면 ‘화려하다,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랄프 로렌의 컬렉션을 보면 ‘예쁘다, 나도 사 입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럽 디자이너의 컬렉션과 랄프 로렌의 컬렉션의 공통점은 ‘귀족적이고 예쁘다’는 것이지만 그것이 환상일 뿐이라는 생각과 현실에서 내가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의 차이는 크다. 왜 그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랄프 로렌의 컬렉션은 색이 절제 되어 있다. 자수나 스팽글 같은 반짝이는 표면효과는 색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장식성이 더 과해질 수도 있고 장식성이 휘발되어 그 이미지만 어렴풋이 남기도 한다. 평면적 장식뿐만 아니라 입체적 장식인 러플, 레이스, 셔링 등도 마찬가지다.

색의 절제는 화려하지만 회사를 다닐 때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뉴욕 컬렉션이 유럽 컬렉션에 비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러한 절제 된 방법으로 현실로 바로 도입 가능한 디자인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컬렉션이 사랑받는 것은 귀족적이라는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미묘한 변형을 하는데 이것이 감탄을 자아낸다.

익숙한 이미지, 미묘한 변화
익숙한 이미지를 미묘하게 변화시킨다. 어떻게? 그는 이것을 소재로서 가능케 한다. 이번 2010 봄, 여름 컬렉션의 트렌드 최전선에 데님이 있다. 일명 청청패션(상, 하의를 모두 청바지 소재로 매치하는 것)이라는 복고적 트렌드가 대두 된 것인데 청바지 소재의 데님은 노동자 복장에서 유래하였듯이 굉장히 질기고 튼튼하며 대중적인 소재이다. 귀족적 이미지를 지향하는 랄프 로렌을 어떻게 이것을 극복 하였을까.

다양한 소재-즉 새틴에서부터 거즈까지-로 옷을 만들면서 데님의 색을 유지한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을 보자.

일반적으로 컬렉션은 앞부분에 캐주얼한 의상이 나오고 뒤로 갈수록 드레스 등 일상적이지 않은 옷이 나온다. 랄프 로렌은 컬렉션을 관통해 데님이라는 소재의 이미지를 일상복에서 화려한 드레스까지 확장한 것이다.
또한 개구쟁이 이미지의 청 멜빵바지의 윗부분을 드레스에 차용한 디자인이나 평범한 빅 화이트셔츠를 소재만 바꿔 드레스로 변형한 옷들은 평범한 듯 화려한 의상으로 재탄생되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익숙한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소재만 바꿔 일상적이지 않은 옷으로 만드는데 이러한 유머감각(유머감각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다)은 간단해 보이지만 컬렉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한다. 이것은 그가 미국의 현대 패션 역사의 산증인으로 지금의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여러 능력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렇게 랄프 로렌의 디자인은 유럽의 귀족적 이미지에서 출발하여 현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골고루 갖춰 40년 만에 세계적인 브랜드,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그 아류 브랜드까지 만들어 낼 정도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온 랄프 로렌. 마치 현대에 귀족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그만의 세계로 대중적 사랑을 받는 그는 비록 유럽의 디자이너들보다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평가절하 할 수 없다.

단지 그가 지향하는 이미지가 태생적 한계를 갖는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자료출처 : 패션인사이트(주)

첨부파일#1 : 412105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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