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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초기 수요 창출 기초시장 제공·검증 民, 기술력 승부 세계 시장 선점도 가능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 3D 디지털 계측 데이터 분야 세계 최고 수준 1인당 피복·장구류 1년 예산 한국 50만원·미국의 1/20 수준 큰 격차
우리 군(軍)의 피복·장구류 1인당 한해 예산은 약 50만원이다. 미국 1000만원, 유럽권이 3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매우 큰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차이는 질·양적 측면에서 앞으로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5일 지식경제부와 국방부가 체결한 ‘국방섬유 기술협력 양해각서’가 시발점. 이번 협정에서 가장 먼저 시행되는 시범사업은 장병 신체 치수 표준화 사업이다. 주관기관인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는 올 초 군 장병 300여명의 치수를 재고 지금은 시제품 제작을 준비 중이다. 센터장인 건국대 박창규 교수는 “장병 신체의 100여 부분을 디지털 계측하고 1차 표본 제작을 완료했다. 기존에 군에서 사용하던 신체 표본과 비교해 개선점을 찾고 최적의 사이즈를 적용할 수 있는 전투복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사이즈코리아(Size Korea)’ 사업을 통해 국민체위조사가 시행되고 있는데 따로 이들 장병의 신체를 다시 측정할 필요가 있을까. 박 교수는 “군 장병은 건장한 20대 남성 체형이므로 일반인과 크게 다르다. 또 군에 오면서 급격한 체형변화를 겪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군 전력 극대화를 위해 시행되는 이번 사업에서 전투복과 명찰, 버클, 견장, 침구 등 수 천 가지에 이르는 피복 및 장구류의 최적화를 위해서는 신체치수 표준을 파악하는 게 필수다.
오는 6월까지 시제품 제작이 끝나면 향후 10개월간 신체 계측이 끝난 이들 300여명의 장병을 대상으로 착장 효과를 파악하는 ‘부대운용실험’을 진행한다. 이후에는 개선된 호수체계를 전 품목으로 확대 적용, 최적의 피복·장구류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당초 이번 사업은 국내 신섬유 개발의 촉진제가 되고 활발한 민·관 협력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주목 받았다.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민(民)·군(軍)간 협력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박 교수는 “고어텍스나 모토로라의 휴대폰, 스마트 의류 등이 민·군 협력으로 상용화된 제품들이다. 인터넷도 초기에는 군용 목적으로 개발됐다가 민간에 수용돼 전세계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군이 수요가 적은 기술 상품의 초기 시장을 만들어 내고 이를 검증,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창출된다”고 말하고 “이런 선순환 시장 구조에 가장 앞서가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덧붙였다. 美 메사추세츠공대(MIT)는 국방부와 민·군 연구소(ISA)를 설립, 운영 중일 정도로 대학과의 R&D 연구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마케팅이나 제품 프로모션 같은 비용 없이 순수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고 군이 탄탄한 초기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 수요 기반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과 소재를 개발 할 수 있는 구조다.
장병 신체 치수를 표준화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패션의류기술센터는 이미 공군과 시범 사업을 통해 맞춤 군복과 기능에 따라 소재와 디자인을 달리하는 장갑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풍부한 기초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영, 미, 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디지털 계측에 성공했고 인체계측 데이터 부문에서는 최고 수준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장병 신체 치수 표준화 사업은 향후 각 품목별 제품 수명 주기를 파악해 적정 수준의 재고량을 파악하는 등 물류 부문에도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먼저 이 분야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해외 군수시장 진출도 가시화될 수 있다. 박 교수는 “군용 피복 시장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수 십조 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국이 한 발 앞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우리기업들이 군에 제품을 공급해 능력을 검증 받으면 해외에 진출하는데 큰 신뢰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실화될 경우 소재와 디자인 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섬유 기업들에는 무궁무진한 신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국방섬유 개발 사업은 앞으로 관계 부처간 협의를 통해 협력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어젠다(Agenda)를 개발해 군 전투력 극대화와 민간 분야 산업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들이 지경부와 국방부간 맺은 이번 협정을 곁눈질로 지나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료출처 : 한국섬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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