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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허점투성이 ‘수퍼소재 융합제품화 사업’
기사입력 2010-03-22 오전 9:40: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업계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부 “원안 바꿀 의사 없다”

8-1b1.jpg아라미드, 탄소섬유, 초고분자량PE로 요약되는 수퍼소재는 그 동안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이 독점해 왔다. 그러나 국내 화섬사들이 잇따라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융합제품 산업화 사업까지 이끌어 냈다. 국내 첫 시도라는 점에서 그동안 겪었던 애로기술, 제품특성, 규격, 가격, 마케팅 등 다각적인 방향에서 성공을 위한 연구와 협의 및 수요조사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산·학·연·관·정이 이를 약속이나 한 듯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어 사업 초기부터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차년도 수퍼섬유 융합제품화 개발사업 세부과제는 ▶자동차용 고 내열, 고 흡습성 복합소재 ▶고성능 MRG(고성능고무대체) 하이브리드 코드 ▶경량특수복 직, 편물 ▶토목 용소재 ▶낙하산, 패러글라이더용 소재 ▶고 내열, 고 감성 튜블러 복합소재 ▶수 처리용 여과 소재 ▶복합방적사 등 8개 세부과제로 잠정 확정됐다. 이달 말 공고될 예정이며 5월경 기술성, 사업화 가능성, 수요기업과 연계방안 등의 평가를 통해 지원 대상 과제를 선정하고 6월초 협약 체결과 함께 과제수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관·연의 수박 겉핥기 식 준비
기획실무위원장인 백두현 교수(충남대)조차 아라미드 섬유의 적용범위와 용도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백 교수는 10일 오후 3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주관한 ‘수퍼소재융합제품산업화사업 보고회 및 공청회(대구EXCO)’에서 PAPER용 아라미드 섬유 계를 구분조차 못했다. PAPER용 아라미드 섬유는 펄프 형태의 단섬유 플록(floc)으로 변압기, 발전기 등 고온, 고압장비의 절연재로 세계시장에서 애용하고 있다.
이 소재는 또 특수가공(honey comb)을 통해 요트, 고속철 등의 경량구조대로도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고열, 고압 및 고강도 경량소재에서 메타계 아라미드와 파라계 아라미드는 병행 용도전개가 가능하다. 그러나 백 교수는 메타계 아라미드에 한정된 것으로 풀이해 참석한 관계자로부터 혼란을 야기시켰다. 수퍼소재 융합화사업 준비기간이 2년 여가 흘렀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부문에서의 허점은 안타까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수요기업 및 해외 수요기업을 통한 실태조사도 크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중소섬유업체의 이해를 돕고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지름길로 수퍼소재 사업화과정 중 핵심 준비과제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실태조사 결과는 알맹이가 없었다. 수요사 대표로 참석한 평화산업(부장 한광수), 국방기술품질원(책임연구원 임채근), GS건설(선임연구원 박시삼), 현대자동차(책임연구원 정기연)등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아라미드 섬유의 필요성과 용도 전개방향, 국산화비전 등 판에 박힌 의견만 내놓는데 그쳤다.
“국산아라미드 소재가 필요하다”(삼우기업), “자동차호스 소재를 국산화하고 싶다”(평화산업), “탄소섬유 국산화해서 수출하자”(현대 화이버), “군에서도 초고분자PE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 국산화가 필요하다”(국방기술연구원) 등 의견이 이어졌다.
GS건설에서 참석한 박시삼 연구원이 토목 및 건설용 아라미드소재의 용도 전개 범위와 용도별 요구특성(강도 등)등을 소개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보고회와 공청회를 주관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행사준비 미흡과 기획오류가 이 같은 상황을 연출해냈다.
그 동안 정부지원 R&D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아왔다. ‘R&D사업 혁신방안’이 올 초 도출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산기평은 여전히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산기평은 실무위원과 수요기업들을 통해 국산 아라미드 섬유의 용도별 요구특성, 해외 아라미드 섬유의 장·단점을 반영한 국산제품화의 주의사항,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가격경쟁력 등 현장에서 겪은 실전적인 정보를 참석한 업계 관계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전달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질문과 추진과정에서의 주의사항 등을 들을 질의응답시간은 처음부터 없었다. 참석한 업체 관계자가 “질의응답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하고서야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수요기업들의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답변은 크게 부족했다.

국산화의 복병
코오롱, 효성, 휴비스, 웅진케미칼 등 화섬사들이 잇따라 아라미드 섬유 개발에 성공, 2~3년 내로 연산 1만 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 동안 독점해온 듀폰과 데이진이 가격조정에 들어갔다. 당초 아라미드섬유는 Kg당 35~40달러 선에서 국내에 유입 됐다. 그러나 지난해 코오롱이 상업생산에 돌입한 직후 수입가격이 추락하기 시작해 3월 현재 Kg당 19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향후 Kg당 15~16달러 선도 위협받을 상황이다.
코오롱에서 생산되는 아라미드 섬유가격은 Kg당 18달러 선. 듀폰 및 데이진과 같은 가격대다. 국산 제품은 벌써부터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앤앤비 김용무 이사는 “아라미드섬유는 세계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다. 따라서 국산아라미드가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국내화섬사별로 아라미드 섬유개발 및 기반구축에 각각 5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갈 경우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아라미드 섬유가 수입을 대체하기 위한 경쟁력은 품질과 가격이다. 수퍼 소재기획과 과제를 관리할 산기평, 공동개발에 참여할 관련연구기관, 대학 등이 가격경쟁력 창출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졌는지 아직은 깜깜하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답변은 없었다.
용도에 맞는 요구특성과 품질규격도 아직 걸음마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수요기업들은 수입산 대비 국산이 갖추어야 할 품질특성과 가격대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만큼 아라미드 섬유의 국산화에 거는 기대가 없다는 것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국방기술품질원의 경우 아라미드 및 초고분자PE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의견만 내놓았을 뿐 국산화성공의 필요충분 조건인 품질과 가격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업계가 보는 시각
일부 손꼽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곤 어리둥절한 상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두서가 없다. “하긴 해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입장이다. 다행히도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 관련 연구기관들이 그 동안 조사한 자료를 이용해 대 업계 교육 및 가이드 역할을 해내고 있어 한 가닥 희망으로 남아있다.
올해 사업에 뛰어들 계획인 H사 K사장은 “모든 것을 정리해보니 아직까지 시기상조인 것 같다. 수퍼소재를 제대로 알고 개발 사업에 뛰어들 업체가 드문 것 같다”고 밝혔다.
소재의 꽃으로 불리는 염색공정에서도 염색기술, 부산물(황산 등), 견뢰도, 색상발현 등 많은 애로공정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모른 체 수퍼소재를 논하고 있다. 수퍼소재 사업에 뛰어들 기업들은 맞춤형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 공정특성, 대처사항, 요구특성, 품질, 가격대등이 골자다.

일반적 전망
상당 기간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학·연·관·정이 일체가 된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해도 성공여부(품질 및 가격)가 불투명한 상태다. 그런데 아직도 산적한 난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오리무중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배우고 실패하면서 성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국내 아라미드 제품상용화사업은 8년 전 이미 시도된 바 있다.
코오롱도 30여 년간 아라미드 개발을 위해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 지금까지 개발과정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업계에게 전달하고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산·연·관·정은 이 같은 간단한 과정도 생략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8년 전 메타계 아라미드섬유(방적사)개발 당시 모우발생과다, 방적사 굵기 조절(20수~23수), 염색컬러 발현 제한, 둔탁한 터치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자료출처 : 한국섬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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