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정밀할 만큼 구조적으로 만들어졌다. 겉으로 볼 수 있는 팔등신, 혹은 롱다리, S라인 등의 아름다움은 모두 그 안에 들어있는 뼈대와 근육의 하모니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옷 맵시나 옷의 구조를 생각할 때는 반드시 이런 몸의 구조를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

척추뼈의 모양과 전체 골격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사람의 몸은 뼈대와 근육으로 되어 있다. 머리에서부터 척추가 연결되어서 허리에 까지 이르면 그 위에 쇄골이나 날개뼈, 갈비뼈 등이 연결되어서 상체를 형성하고, 갈비뼈 아래로 골반뼈가 연결되어서 하체를 이룬다. 골반뼈에는 대퇴골이 연결되어서 다리로 이어진다. 구조만 보면 이처럼 사람의 몸은 로봇 못지 않게 기계적으로 생겼다. 좀 자세히 살펴보면 갈비뼈는 위 아래가 뚫린 달걀처럼 생겼고, 그 안에 폐와 기타 장기들이 담겨있는 형국이다. 달걀 모양은 다른 구조에 비해 구조적으로 단단하기 때문에 가느다란 뼈들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갈비뼈 부분은 쉽게 파손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사람의 몸이 얼마나 잘 디자인되었는지 알 수 있다. 골반뼈는 갈비뼈와는 대칭을 이루면서 역시 갈비뼈와 같이 장기를 담는 그릇으로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구조적으로는 달걀과 비슷한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갈비뼈와 골반뼈 사이가 그냥 척추뼈만 있고 나머지 부분은 무주 공산이라는 것이다. 이 공백을 채우는 것은 근육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단단한 근육이 벽처럼 막고 있지 못한다면 마치 봇물이 터진 것처럼 배 안에 들어있는 장기와 지방들이 뼈대가 제어하는 영역을 비집고 나오게 된다. 그래서 배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뼈가 막아 주지 못하는 공백을 비집고 나오는 부분을 단단히 잡아 주기 위해서는 복근을 키우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에는 다른 요소의 힘을 빌어야 한다. 이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 허리띠이다. 허리띠는 골반뼈에 걸리기 때문에 아래로 빠질 수가 없다. 이렇게 허리띠를 골반뼈에 걸어서 빠지지 않게 해주고 나서 무한정 튀어 나온 배를 강력하게 잡아 주면 배의 자유의지(?)는 어느 정도 꺾을 수 있다.

엠파이어 스타일의 원피스는 배가 나온 체형을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옷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로 넓게 퍼지는 부분이 가슴 아래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갈비뼈 바로 아래에서부터 튀어 나오기 시작하는 배의 라인을 마치 원피스의 치마 라인인 것처럼 속(?)일 수 있다. 그냥 보면 그냥 아르데코 시절에 유행했던 아름다운 스타일의 옷이라고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원피스는 우리 몸의 핸디캡을 정통한 해부학적 지식으로 커버한 매우 논리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의 구조와 S라인의 몸매 다시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대를 보자.

상체를 보면 갈비뼈 바로 위에 쇄골이 있고, 등 뒤에는 삼각형 모양의 날개뼈가 있다. 이 두 뼈는 마치 나무 젓가락으로 길다란 원기둥을 집고 있는 것처럼 팔 뼈를 잡고 있다. 상체를 보면 어깨와 팔 부분이 매우 강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구조적으로 보면 어깨와 팔은 대단히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팔과 어깨는 마치 갈비뼈 위에 살짝 걸쳐진 듯 한 모양이다.
그래서 팔은 쉽게 빠지기도 하고, 쇄골도 잘 부러진다. 상체에서 팔과 어깨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뼈 구조에 근육이 덮이게 되면 단순하지만 매우 구조적인 입체가 형성된다. 어깨 부분은 가로로 딱 벌어진 동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무척 강하게 느껴진다.
그 아래로 갈비뼈와 대퇴골이 둥근 구조를 가지면서 볼록 튀어나와서 어깨와는 상반되는 인상을 던져 주고 있다. 이처럼 한 형태 안에 상반되는 구조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한 덩어리의 형태로 녹여서 디자인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티가 아닌 이상, 상의는 그래서 만들기가 까다롭다. 현대 복식에서 재킷이 어렵다고 대접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바지도 왜 그런 곡선을 가지고 있는지 몸의 구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바지의 양쪽 옆은 것은 바지의 앞 부분 아랫 배가 볼록 튀어 나왔다가 들어가는 그 라인에 걸쳐서 선을 잡아 놓은 것이 바로 골반바지인 것이다. 이처럼 기본 골격에 근육을 덮어서 간단한 구조를 살펴보면, 복잡하게 만들어진 몸의 구조를 따라 옷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옷을 디자인하고 만든다는 것은 이처럼 몸에 대한 이해를 근본으로 하고나서야 가능한 일이란 것도 알 수 있다. 간단하게 생긴 양말 한 조각이라고 해도 복잡한 몸의 구조가 파악되고 난 후에야 제대로 만들어 질 수 있으니, 옷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더디게 발전해왔는지 모르겠다. 간단한 인체의 모양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 주면 우리의 몸과 똑같은 S라인의 몸이 만들어진다.
큰 가슴에 잘록한 허리, 탄탄한 골반의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S라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여러 골격이나 근육의 조합을 생각한다면 S라인은 다이어트나 수술이 아니라 몸이 가진 구조가 만든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목 주변을 보면 목이 쇄골과 연결되는 바로 양 옆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쇄골 아래는 위쪽과는 완전히 반대로 앞으로 튀어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다이나믹한 느낌을 준다.
상의의 앞 부분은 바로 이 두 가지 상반되는 부분을 시작에서부터 커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상의의 칼라 부분은 똑바른 직선이 아니라 3차원을 흐를 수 있는 곡선으로 처리되었던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어깨와 칼라 바로 아래 가슴 부분에 주름이 잘 잡히는 것도 위와 아래의 조형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디자인을 할 때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목한 부분과 볼록한 부분을 입체적으로 무리 없이 잘 처리해주는 것이 결국 이런 블라우스나 셔츠의 디자인의 열쇠라 할 수 있다.
[출처 : 패션인사이트-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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