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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패럴 시장의 흥미로운 진화
기사입력 2009-10-19 오후 1:52: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일본1.jpg패션하우스 베르사체가 일본 매장을 폐쇄하고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을 재정비한다.


이 같은 파격적 조치는 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일본 럭셔리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일본에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 면에 더 이상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198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후 현재 3개 매장을 운영 중인 베르사체가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를 대폭 축소한 표면적인 이유는 일본 내 실직률 증가와 소비자의 소비 위축으로 ‘럭셔리의 천국’이었던 일본 럭셔리 시장의 위기의식-혹은 전략 변화의 결과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에 집중되었던 아시아 유통망의 전략이 성장성 큰 다른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실제로 럭셔리 제국 LVMH 루이비통헤네시 또한 지난해 12월 긴자에 12층 규모의 건물을 오픈하려던 계획을 일본2.jpg취소한 바 있고 루이비통, 구찌, 에르메스, 아르마니 등도 일본 시장보다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중동 시장 유통망 확대에 더욱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더 이상 럭셔리 천국 아니다


일본 내 유통 전문가들 또한 럭셔리 마켓의 천국으로 군림해온 일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과거 일본 럭셔리 시장을 노리며 매장 경쟁을 벌였던 럭셔리 업체들이 일본의 높은 물가와 포화상태를 보이는 럭셔리 시장, 그리고 더 이상 맹목적으로 브랜드를 숭배하지 않는 일본 소비자들의 마인드 변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파고들 여지가 높은 싱가포르와 홍콩 등을 아시아 시장의 ‘거점 유통망’으로 구축하려는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2007년 이후 일본의 수입 어패럴 시장 규모는 119억 달러 정도로 이전보다 10% 위축되었고, 올해에는 이보다 더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일본 럭셔리 시장의 위축은 단순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일시적이 현상이 아니라 일본 내 럭셔리 시장 자체가, 즉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 유발 효과 자체가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본은 더 이상 럭셔리 브랜드들이 편안히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에서 벗어난 것이다. 일례로 베르사체의 2008년 일본 매출은 16억엔으로 41억엔의 매출 실적을 이뤘던 4년 전의 1/3에 불과하다.


일본4.jpg또한 베르사체의 리스트럭쳐링을 주도했던 전임 CEO 지앙까를로디롯시가 수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유닛은 매각하고, 일본과 대만 시장의 유통을 직영 체제로 구축해 내년까지 아시아 시장을 유럽에 이은 최대 매출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베르사체의 일본 매장 폐쇄는 도쿄가 더 이상 아시아 럭셔리 시장의 중심지로 매력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일본 브랜드는 해외로…유니클로의 질주


이런 와중에 일본판 패스트 패션 라벨이라 할 수 있는 유니클로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 날개 짓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디자이너 질샌더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 글로벌 어패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유니클로가 새로 문을 연 파리 오페라 지구, 매장에는 파리 패션주간이 펼쳐지고 있는 것과 무색하게 제품을 구매하려는 파리지안들이 빗속에서 줄지어 늘어서는 대성황을 이뤘다.


패션의 본고장 파리의 소비자들은 값싸고 품질 좋고 심플한 유니클로의 브랜드 이미지와 머천다이징에 호감을 표시하며, 유니클로 매장 오픈만을 기다렸다고 말할 정도로 유니클로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한 상태. 이들은 특히 유니클로가 지나치게 트렌디 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적인 믹스&매치 스타일이 가능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 파리 시장에서 유니클로의 브랜드 이미지는 일단 성공적으로 자리한 셈.


실제로 글로벌 불황에 어패럴 업계가 매출 부진의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유니클로의 소유주 Fast Retailing의 8월까지 매출은 23% 상승, 놀라운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고 브라가 장착된 캐미솔과 진, 그리고 질샌더와 제휴한 +J 라인이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달 매출은 32%나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유니클로의 성공이 아니라 일본 어패럴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일본 어패럴 시장이 더 이상 해외 브랜드에 좌우되지 않고 개성을 중시하는, 자부심 있는 패션 소비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베이직의 힘


유니클로의 자신감은 최근 구찌와 샤넬, H&M, 자라 등 해외 럭셔리/하이 스트리트 라벨이 위치한 긴자 지구에 유니클로의 확대 매장이 10월 2일 오픈한 것에도 잘 드러난다. 긴자에서 마루노치 비즈니스 디스트릭트로 자리를 옮긴 브룩스브라더스(Brooks Brothers) 매장을 인수, 50% 확장된 유니클로 긴자 매장은 해외 브랜드를 위협하는 유니클로의 파워를 상징하는 좋은 본보기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기준 1년 일본 국내 매출만 32% 증가하고, 2008년 9월 이후 단 두 달만을 제외하고는 매달 성장세를 지속, 긴자 지구에 화려한 매장을 갖춘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출 부진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도쿄 주식 시장에서 최근 Fast Retailing의 주가는 1.2% 상승한 1만3230엔으로 마감하는 등 올해만 주가가 1.9% 상승했고 마켓 밸류는 두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 국내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구찌의 소유주 모기업 PPR의 1/4분기 매출이 76% 감소하고 에르메스의 순익이 7% 하락한 것과 선명히 비교되는 결과. 유니클로는 현재 54개의 해외 매장을 갖고 있으며 유럽 시장 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통망 확장 전을 펼칠 계획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위기에서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 유니클로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그 비결은 베이직한 디자인을 좋은 품질에 낮은 가격, 동시에 다양한 컬러로 제공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즉 제품의 원료부터 염색, 제작까지 모든 공정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을 최대한 절감시켜 생산 원가를 낮추고 제품은 머천다이징을 다양화시킨 것. 이처럼 기본적인인 면 티셔츠 하나만 해도 수십 가지 컬러로 제공되어 같은 브랜드를 입더라도 자기만의 패션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패셔니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유니클로의 독특한 매력이다.


이는 일본 패션 소비자들이 더 이상 ‘브랜드를 강조한 주어진 옷차림’보다는 여러 가지 브랜드를 또 여러 가지 스타일을 다양하게 믹스& 매체에 자신의 스타일을 살리는 발전된 패션 소비자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아이템을 제공, 가격대비 선택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는 럭셔리 브랜드가 따라가기 힘든 점이다.


다시 말해 자라와 H&M이 트렌디한 아이템을 값싸게 순환시켜 글로벌 어패럴 업계에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의 매출 파워를 과시했다면 유니클로는 모든 패션의 근간이 되는 베이직한 아이템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레이러링을 통해 전혀 새로운 패션을 구축하는, ‘패션을 즐기고 스타일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와 얼핏 거리가 있을 수도 있는 베이직, 하지만 모든 패션의 근간이 되는 베이직을 근간으로 컬러와 약간의 디테일을 다양화시켜 소비자의 아쉬움을 해소한 유니클로의 전략은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그리고 빠른 신제품 순환 전략과 만나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다시 말해 유니클로가 불황과 정면 대결해 완봉승을 거둔 힘은 베이직의 힘이자 베이직을 통한 ‘개별적 트렌드’의 창출을 이뤄내는 개성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패션산업을 보는 눈, 패션인사이트(http://www.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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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1 : 일본-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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