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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스트리트가 진화한다
기사입력 2009-05-06 오전 9:30: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스트리트.jpg 

‘라이프스타일 캔버스’ 패션 타운


지난 호에서 일본 패션 유통의 흐름은 ‘NSC’나 ‘UEC’같은 복합형 유통이 주류라고 언급을 했었다. 하지만 일본의 패션유통에서 반드시 쇼핑몰과 같은 대형 건축물 중심의 구도만을 생각하는 것은 본질을 피해가는 겉핥기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컨텍스트의 시대’라고 일컫는 현재는 더욱 그렇다. 현재 일본 패션 유통에서 분명하고 강력한 주역으로 떠오르는 주체 하나는 패션 타운이라고 불리는 넓게 펼쳐진 특정 지역이 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형태의 패션타운을 ‘라이프 스타일 캔버스’라고 정의 한다.


일본 내에서 패션 타운의 흔적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80년대 하라주쿠 다케시타도리를 필두로 해서 지유가오카, 다이칸야마 와 같이 90년대에 확산된 패션 타운은 지난 세기만 해도 중요성이 지금처럼 강조되지는 못했었다. 굳이 도쿄만이 아니라 고베나 요코하마 같은 도시에도 모토마찌와 같이 패션타운이라고 불리는 지역들은 과거 70년대의 고도 성장 이후 대형 유통 등장에 의해 급격히 무너져 버린 전통 상권들과 주거 전용 지역에서 근린 생활 지역으로 재개발 되어진 지역들.


전통적인 패션 상권이 한 사이클을 돌아서 2세대 혹은 3세대를 아우르는 상권으로 다시 태어난 지역들과 그 지역이 갖는 의미에 대한 탐색이 실제 일본의 패션 유통을 선도하는 보이지 않는 미량 요소에 대한 지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우리 패션 시장에도 장차 필연적으로 나타날 지역 밀착형 유통 채널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파일럿 성격을 지닌 구조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타운의 효시라 볼 수 있는 하라주쿠 지역만 하더라도 1960년대 초반 태어난 신인류 세대(도표 참조)들의 대두와 함께 세대간 충돌과 간섭이 일어나면서 전통과 기성 세대가 점유했던 지역에 새로운 사고와 문화를 꿈꾸는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이 침투해 들어 오면서 정말로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 낸, 한국의 패션 산업도 90년대까지는 정말 매 주일 이곳의 스타일을 따라 하느라 정신 없는 세월을 보냈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일본경제의 버블이 사라지면서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 지역에는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 틈을 타고 90년대 후반부터 대형 브랜드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GAP, ZARA, DIESEL 등이 지역의 주요한 코너스톤을 차지하였고 지난 가을에는 일본 패션계가 경계를 늦추지않는 H&M과 TOP SHOP이 상륙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시점까지도 우리는 그저 이러한 지역들을 패션 스트리트라고 선의 의미로 다루어 왔다. 이런 와중에 우리가 우라하라주쿠라고 부르는 오모테산도의 뒷골목들이 매우 신선한 세력들에 채워지기 시작했다. 실제 이 지역은 진구마에에서 아오야마산조메에 이르는 도쿄에서 부동산 비용이 가장 비싼 지역이었지만 버블 붕괴의 여파로 군소 매장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고 잃어버린 십여 년 동안 조금씩 성장하여 지금처럼 대형 브랜드들과 견주면서 생존할 수 있게 된다.


線의 시대에서 面의 시대로

이러한 상황은 패션스트리트라는 선(線)의 의미에서 패션 타운이라는 면(面)의 시대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 사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점에 불과하던 개미들에 의해 태동하기 시작한 우라하라주쿠(사진 1)의 성장은 길 건너 시부야 가는 길의 캣 스트리트(사진 2)까지 진화했는데 한국에도 열풍을 몰고 온 꽃보다 남자 시즌2는 아예 우라하라주쿠와 캣스트리트를 드라마의 타깃스타일로 홍보할 정도로 일본에서 영향력 있는 지역이 되었다.

캣 스트리트는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패션 스트리트로서의 태동 조짐이 있었다. 하나에모리, 이세이미야케 같은 소위 DC 브랜드들의 뒤편에서 Batsu나 Papas같은 일본의 내셔널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90년대 프라다의 미유미유가 처음 택한 장소도 바로 이 뒷골목 이었다.

그렇지만 평생가도 하라주쿠나 캣스트리트 혹은 다이칸야마의 영화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 여겼는데 이 오래된 타운으로부터 코어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본의 패션계는 최근 한 지역을 주목하였다. 하라주쿠나 시부야에 지친 패션 모티베이션인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이 의문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풀렸는데 패션이 순환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플레이 그라운드도 이동하는 것은 당연했다.

시부야나 신주쿠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시모기타자와는 국내에서는 영화배우 배두나의 사진집을 통해서 입 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일본에서 시모기타자와가 주목 받은 이유는 일본의 유명 연예인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장소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신주쿠에서 하코네로 가는 게이오선 역을 중심으로 남쪽 지역에는 재래 상권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던 지역에 마루이 아울렛이나 ABC 마트같은 대형유통들이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고 주택가와 충돌하면서는 북쪽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냉동생선물류창고를 개조한 동양백화점(사진 3)과 같은 매우 재미있고 경제적인 컨셉의 매장들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펀’과 ‘유니크’가 키워드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시모기타자와에서 만난 인파는 이 지역의 현재 위치를 잘 설명해 주고 있을 정도로 집객 요소의 충실함을 보여 주고 있다. 시부야나 신주쿠 혹은 긴자 같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볼품 없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인 원동력은 무엇일까?

당연히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필수 요소도 ‘FUN’과 ‘UNIQUE’였다. 다양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의 아이돌인 젊은 엔터테이너들과 다양한 인디 문화들, 날마다 특색 있는 공연이 일어나는 소극장들과 거리 곳곳의 공연 포스트들… 디지털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한번쯤 쉬어가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가득 찬 이 지역 시모기타자와(사진 4)는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정말 지금의 패션이 요구하는 필요충분조건 ‘FUN’과 ‘UNIQUE;의 양 요소를 잘 갖춘 시모기타자와에 패션이 몰려드는 것은 정말 당연한 사실로 비쳐진다. 1973년 우리가 대점법이라고 부르는 大規模小賣店鋪法 (정식 명칭은“대규모소매점포에 속한 소매업 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이 기존의 백화점 법을 대신하여 시행되면서 일본의 유통 산업은 대 변혁기에 접어든다.

추가적으로 일본 정부가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1977년 기존 지방 자치체에서 시행해오던 “소매업의 조정에 관한 조례”를 법령으로 개정하여 “소매상업특별조치법, 약칭 商調法”을 추가로 시행하면서 대형유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 변화와 함께 일본의 패션 유통 산업은 심각한 패러다임 변화에 돌입한다.

실제 대점법을 시행할 당시 일본 정부는 중소 상공인의 사업 활동 확보와 소비자 이익의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을 내세웠지만 대점법으로 인한 문제점은 법에서 규정한 상업활동조정협의회와 같은 조직들로 인한 대형 유통과 중소 상공인들의 마찰로 이어졌고 실제적인 피해는 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보다 상대적 약자인 패션기업이나 중소 유통들 과 지역 소상공인들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이때 몰락했던 중소상공인들의 자리에 지금 패션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부활을 하는 아이러니가 일본 패션계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돌고 돈다는 경제 논리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패션 타운은 주체와 객체가 분명히 바뀐 역할전환Role Transfer이 일어난 상태라 할 수 있다.


가격 메리트에 ‘+α’ 갖춰야

일본 패션유통에서 다양화의 흐름은 효율 시대의 주역 GMS가 유통 산업의 승자이던 1970 년대 초반에 이미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양화 시대로의 이행을 후원한 가장 큰 원동력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소비자의 요구 수준의 고도화이다. 단지 가격만 싼 상점에서는 소비자는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다. 쇼핑이 가능한 안락한 공간을 비롯 다양한 옵션이 있는 상품과 이에 따른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보 제공, 기존에 없는 희소가치 있는 상품 및 차별화 된 서비스 제공 등 소비자의 요구 자체가 다 변화했기 때문이다.

1990 년대에 대두한 새로운 업태나 신흥 기업 중에는 효율성 시대 그대로의 발상에서 GMS 이상의 효율성과 저가를 무기로 확장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저가 플러스 알파’ 우위를 갖지 않은 기업은 소모전에 휘말려 무대에서 바로 사라져 버렸다. 다변화 시대에 효율성의 요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살아남기만 하는 능력으로 존재하던 시대는 사라졌다는 사실의 증거로 볼 수 있다. 마이클 포터가 말하던 경쟁우위의 전략들이 21세기 소비자들에게는 안 먹히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일본의 이 시기는 우리의 현재 유통 상황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다음 모습은 어떻게 비쳐 지고 있을까? 근대화와 효율성의 흐름은 이미 시대의 주된 흐름은 아니다. 일본 유통에서 각각 의 시대 주역이었던 백화점과 GMS는 다양화의 시대에 있더라도,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경쟁력을 잃은 기업과 점포 혹은 상가가 도태, 다시 배치되는 일본 유통 업계의 재편 과정은 계속되고 있지만, 살아남은 기업만이 생존자로서의 권리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극한적 국면이 일본 유통 산업에 다가 오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모습은 분명 일본의 패션타운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시장에서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낸 컨텍스트 비즈니스만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덧붙여 즐거우면서 독특한 요소는 필수조건이고… 


자료 : 패션인사이트 2009.4.27(월) http://www.fi.co.kr

첨부파일#1 : 스트리트-로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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