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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어디로 진화하고 있을까?
기사입력 2009-04-28 오전 9:12:00 | 작성자 부산패션센터 |

NSC 혹은 UEC … 결국엔 하이브리드 유통

백화점.jpg

유통의 역사에서 우리의 경우 1930년대 미스코시 경성점을 필두로 조지야, 화신 등의 근대 백화점이 생기고, 또 1993년 11월 이마트 출범을 GMS 업태의 처음이라고 본다면 한·일간 유통의 격차는 삼십 년이란 시차가 있다고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닐 것이다.

우리보다 시점적으로 30여 년 앞서서 그들이 경험한 현대적인 패션유통의 시점별 전개를 현재 기준으로 소개 한다는 설정이 무리인 줄은 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모든 국내 패션인들의 관심사인 ‘생존 방법론이나, 현재의 불량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 될 것인지? 아니면 다음 상황은 어떤 전개가 일어날 것인지?

더 나아가서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할 주체는 누구 혹은 어떤 업종이 될 것인지?’와 같은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접근 방법으로 우리와 유사한 성장 패턴을 보여주면서 이미 우리 보다 앞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일본의 패션 유통업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과거의 즉물적인 상품이나 브랜드 혹은 기업에 대한 단편적 접근만으로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 된다.

이런 판단 때문에 지금 우리가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은 패션 산업의 최종적 마켓플레이스이자 소비자들과의 접점인 유통의 관점에서 보려는 시도이고, 이를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기본 자료는 일본의 유통 카테고리에 대한 탐구가 제공해 줄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호까지 일본의 백화점 업계를 들여다 보았다.

1904년 미쓰코시의 출범 이후 70여 년간 일본 유통의 핵이었던 백화점 유통의 위상 변화가 시작된 것은 도쿄올림픽 직전에 태어난, 당시로선 매우 새로운 업태인 GMS 다이에가 9년만인 1972년을 기점으로 유통업계 1위에 등장하면서라고 할 수 있다. 당시만해도 일본 백화점 업계는 백화점과 GMS(General Merchandising Store)의 고객층이 다르고 상품도 다르고 따라서 가는 길이 다르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었다. 이 시점이 일본 유통 업계에 있어서 본격적인 다양화 시대의 진입을 의미한다.

하지만 GMS가 유통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지 십 년도 채 못 가서 일본은 버블 경제에 휩싸이게 되고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 유통업계에 두 차례 진행되었던 대점법의 완화조치 발효는 다양한 전문점의 분화를 촉진했다.


일본 유통의 현재는 ‘복합화의 시대’

백화점과 GMS 업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근대화와 효율성의 흐름은 이미 시대의 주된 흐름은 아니다. 일본 유통에서 각각의 시대 주역이었던 백화점과 GMS는 다양화의 시대에 있더라도,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경쟁력을 잃은 기업과 점포 혹은 상가가 도태, 다시 배치되는 일본 유통 업계의 재편 과정은 계속되고 있지만, 살아남은 기업만이 생존자로서의 권리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극한적 국면이 일본 유통 산업에 다가 오고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유통 산업의 다양화 조류는 대도시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퍼지는 형상으로 나타난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등장한 새로운 업태의 대부분은 이미 생활에 기반을 둔 로컬 지역을 시작으로 점차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다른 유통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현재는 영국의 상황과 가장 유사하다고 일본 유통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수퍼 스토아로 불리는 대형 식품 슈퍼를 주력으로 하는 테스코(TESCO)와 세인즈베리(Sainsbury’s) 등 대 기업형 유통뿐 아니라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전문 유통인 NEXT나 뷰티케어 전문의 The Body Shop 등과 같은 다양한 전문점 체인이 전국적 유통과 아울러 글로벌 마켓에까지 다양한 진출을 하고 있다.

실제 영국내 3위의 유통인 세인즈베리는 국제적인 경제 위기 상황하인 지난해에도 5%가 넘는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한국에서 홈플러스를 운용중인 테스코의 성공적 상황을 따라 올해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과 유사하게 다양화의 형국에 놓인 일본 유통 산업의 미래를 예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앞으로의 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데, 유통 산업의 발전 과정의 최첨단을 가는 미국의 상황도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참고를 하고 있다. 미국발 전문점 체인인 토이자러스(TOYS’R’US)나 GAP, 스타벅스, 오피스디포 등의 점포에서 연중무휴로 고객을 맞고 있는 점포 등이 일본 유통 산업엔 큰 자극으로 다가왔다.

일본 내에서 상업적 집적의 발달을 원동력으로 하는 다양화에 따르는 흐름의 예로는 유통 복합화 시대답게 일본 내 복합형 유통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신주쿠 역 남측에 동일본철도 부지에 세워진 백화점과 대형 전문점을 결합한 신주쿠‘다카시마야 타임스퀘어’(사진1)를 들 수 있다.

일본 서점의 대명사인 기노구니야(紀伊國屋)와 TOKYU HANDS, 영국계 음반 유통사인 HMV 그리고 백색가전 카테고리 킬러인 Best Denki와 다카시마야 백화점까지를 한 공간에 모아놓은 타임스퀘어의 출범은 일본유통의 또 한 장을 열었다.

타임스퀘어 출범 이후 계속해서 도쿄 구 도심이던 롯폰기와 마루노우치 등 도심 재개발 지역의 상업 영역이 화제가 되고 교외의 대형 쇼핑 센터 개설도 늘었다. 일상적인 쇼핑 장소로는 식품 슈퍼 약국이나 캐주얼 의류 상점을 결합한 ‘NSC(Neighborhood Shopping Center, 근린 형식 상점가)’라고 불리는 형태가 급증하고 있으며, 백화점의 리뉴얼도 다양한 전문점과 오락 시설을 통합하는 스타일이 정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백화점 과거와 GMS의 효율성, 그리고 전문점 고급 전문성을 다양한 균형 결합한 상업 시설이고 그 의미는‘하이브리드형 유통’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업태의 점포를 결합하여 그 시너지 효과로 집객력을 향상시키려는 발상이다.

실제 이러한 추세는 일본 업계에서 업태를 분류할 때 무핵 쇼핑센터, 1핵 쇼핑센터 많게는 4핵 쇼핑센터까지 존재 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타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10월 오픈한 도쿄 긴시초의 오리나스 몰은 꼼싸스토어가 핵으로 되어 구성된 1핵 NSC라고 할 수 있다. (사진2,3 오리나스 몰 내부와 매장 구성도)


또다른 유통 흐름 - 복합쇼핑몰

NSC와 더불어 나타난 새로운 흐름이 Urban Facility를 강조한 UEC 형태의 복합 쇼핑몰이다. 과거에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이라 하면 대표적으로 다양한 전문점에 놀이시설이나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추가하여 집객력을 강화한 오다이바의 비너스 포트나 요코하마의 라라포트를 비롯해서 교외형으로는 기존의 테마 파크를 재 개발한 고템바 첼시몰과 같은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도 이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UEC는 2000년대 들어 대규모 도심 재개발이 확산되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도심형 UEC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맥주 공장부지를 재개발한 에비수 가든 플레이스(사진4)나 오모테산도힐스(사진5), 도쿄 미드 타운등이 대표적인 도심형 UEC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쿄 미드타운은 연간 3400만 명 정도의 방문객 통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인접한 록본기 힐스(사진6)는 3500만 명이라는 놀라운 집객력을 보이는 만큼 도심형 UEC들은 비교적 성공적인 진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형 복합몰 외에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업태는 전문점의 대두이다. 백화점 업계와 GMS의 기존 유통 질서 속에서 고비용화 해버린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점법이 완화된 틈을 타서, 입지 전개에 있어서도 남들이 외면하는 뒷길에 들어가 상품력 만으로 고객을 유입시켜 특급지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빔스(사진7.)와 같은 기업의 능력은 우리 패션 유통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2000년대 초반 루미네 신화를 일구었던 신주쿠 루미네를 찾아보았다. 동일본 철도가 대주주인 회사답게 신주쿠 역사 주변의 중소형 건물을 배경으로 특화 시킨, 패션 브랜드 중심의 MD를 전개하여 불황기 일본 유통에 신화를 써나간 루미네도 2,3년 전부터 정체된 느낌이 들기 시작했었다.

Lumine의 강점은 역세권에서 비즈니스 피플을 타깃으로 빠른 시간에 표적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정선된 점포 구성을 한다는 점이었는데 성장의 피로감 때문인지 몇 년간 정체한 인상을 주었었는데 신주쿠 남역의 Lumine 1,2에서부터 전점을 뒤 짚어 엎는 리뉴얼을 시행하고 있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었고 실제 속속 오픈 하는 신규 점포에 사람들이 몰리는 광경(사진8)은 여전한 루미네의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일본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지만 국내 유통업계의 상황도 시차를 두고 유사하게 흐르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의 동일면적 성장률은 전년대비 5.3%였지만, 할인점은 -0.2%였다. 동계 상품 매출이 완료되는 2월까지를 본다면 백화점은 5.2%, 할인점은 -2.4%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에서 GMS업태가 쇠퇴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매출 규모는 여전히 업계1위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경쟁 강도의 차이가 업태의 성장 둔화를 나타내는 상황은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또 지난 3월 개점한 국내 최초의 본격 UEC라 할 수 있는 신세계 센터시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들이나, 공정 거래위의 고발에 따라 백화점3사에 대한 사법당국의 압수 수색과 같은 최근 국내 유통계에 들려오는 뉴스도 일본에서 벌어졌던 일들의 시점과 장소만 바뀐 재현이라고 할 것이다.

늘 강조해 왔듯이 유통 전쟁의 유탄은 개미들인 패션업계가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구조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이다. 이렇게 급박하게 전개 되는 상황 변화에서 수동형 기업과 능동형 기업의 차이는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도 분명하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알 것이다. 일본의 능동형 기업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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